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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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기운이 있어서 평소보다 좀 일찍 퇴근해서 쉬고 있는데 “떼르릉” 전화가 울린다. 피곤해서 받지 않을까 하다가 받은 전화 속에서 난데없이 분노에 찬 한 남성의 목소리 가 총알이 되어 튀어 나온다.
오늘저녁 나의 카페에서 너무도 좋지않은 경험을 했노라고. 경찰 리포트를 할거라고. 덜컥 겁부터 났지만 차분한 어조로 자초지종을 물어본즉.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우리 카페에 와서 저녁을 드시는 나이 지긋한 카플이 있다. 이날 따라 옆집 바 에서 먼저 술을 마시고 우리 카페에서 식사를 했던 모양이다. 취중에 사소한 시비로 말다툼을 하다 나중에는 큰소리까지 오고 간 모양이다. 옆자리에서 차를 마시던 손님이 조용히 해달라고 말을 건넸다가 불똥이 이 손님에게 튄 모양이다. 남자들끼리 서로 옥신각신 하며 소리를 지르다가 욕설을 퍼 부었다 한다. 급기야는 팔을 걷어 붙이고 난투극을 벌이기 일보 직전에 사람들의 만류로 진화가 된 모양이다.
일하던 아가씨는 단골 손님이고 평소에 좋은 분들 이었기에 마음을 놓았던 모양인데 술이 사람을 얼마나 미치게 만드는지 미처 몰랐던 모양이다.
처음에는 사람이 술을 마시고 점점 술이 술을 마시게 되고 나중에는 술이 사람을 마신다고 한다.
만약 서로 싸우다가 사람 이라도 다쳤으면 얼마나 곤란하고 일이 복잡해 졌을까 생각하니 그저 다행이란 생각에 사람은 보이지도 않는데 전화에다 대고 연신 머리를 숙여가며 미안 하다고 사죄를 했다.
사소하게 시작되는 많은 문제들은 불씨는 아주 작지만 잘못 다루면 그 파괴력은 실로 엄청나다.
어마 어마한 재산피해를 내고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는큰불도 원인은 담뱃불등의 작은 불씨에서 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람과의 관계도 사소한 말한마디가 원인이 되어 말다툼으로 번져 급기야는 멱살을 잡게되고 큰 싸움이 되기도 한다. 사람이 상하게 되고 주변 사람들까지 그 불에 말려들어 한바탕 큰 소동을 치르고 법정에 까지 가기도 한다.
처음 불씨를 살펴서 바로 꺼버리면 아무일도 없을것을 방치하면 호미로 막을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게 되는 일이 비일 비재하다.
연탄을 땠던 어린시절 사글어 가는 연탄재를 다 타버린 줄 알고 잘못 버렸다가 불이 나는 일도 가끔 있었다. 반면 추운겨울 거의 다 탄 연탄위에 쏘시개를 놓고 다시 불을 붙여 추위도 녹이고 밥도 지을수 있었다.
일상생활 중에 일어날수 있는 사소한일들 속에는 항상 불씨가 있을수 있다.
꺼진불도 다시보는 마음으로 하찮아 보이는 일들도 살펴서 조심하면서 오히려 이 불씨들을 잘 이용해 생활의 온기로 쓸줄 안다면 우리네 인생살이가 훨씬 편안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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