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터키주 베레아 칼리지 기금 11억달러로 운영
저소득층 학생만 받아 매주 10시간 의무 노동
대학 등록금이 연 3만 달러를 넘는 오늘날에도 전학생들로부터 학비를 한 푼도 받지 않는 대학이 있어 학부모들의 귀를 솔깃하게 하고 있다.
150년전에 해방 노예들과 가난한 백인 산지 주민들을 교육하는 취지에서 켄터키에 건립된 베레아(Berea) 칼리지가 그곳으로 11억달러에 이르는 든든한 재단이 있기 때문. 오늘날 하버드, 예일 등 수백억달러에 이르는 재단을 자랑하면서도 소수의 엘리트 에게만 집중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베레아 대학은 저소득층 학생들만 입학시키는 대학으로 구두쇠 운영예산에서부터 다른 부자 대학들과 차이가 있다. 식사는 대학 농장에서 재배한 음식으로 마련되고 시설 가구는 대학 워크샵에서 손수 만든 것들이다. 모든 학생들은 매주 10시간씩 캠퍼스에서 일을 해야 한다.
주요 명문대학들도 근래 저소득층 학생들에 대한 재정 지원을 대폭 강화했으나 명문대 학생들 가운데 수입이 전국 하위 40%인 가정 출신은 10분의 1에 불과한 상태다. 가정 연수입이 4만달러 이하인 펠그랜트 수혜자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오히려 줄어들어 이들 대학의 펠그랜트 수혜자가 8-15%에 불과하다. 반면 베레아에선 학생들의 4분의 3이 펠그랜트 수혜자다.
재단 기금이 11억달러로 학생당 100만달러에 이르는 앰허스트 대학의 경우 베레아와 같이 등록금을 폐지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이미 등록금의 절반을 지원하고 있고 재학생들이 대체로 부유한 가정 출신이므로 무의미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베레아 칼리지는 다른 부자 대학들과 달리 부유한 학부모들의 기부가 없고 동문 자녀들을 특혜 입학시키지 않으므로 저명한 교수들을 초빙하지 못하고 학생당 교수 비율은 매우 높은 편이다. 베레아 칼리지 3학년생인 캔디스 룻츠는 처음 베레아에 대해 들었을 때 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지만 방문했을 때 학생들이 다 자기와 같아 부자가 아니래도 어울릴 수 있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베레아는 올해 합격률이 22%에 그쳤고 합격자들의 85%가 등록 했는데 이는 하버드보다도 높은 진학률이다. 입학자격은 4인 가족 기준 연 5만2,000달러 미만.
래리 신 베레아 칼리지 총장은 “명문 대학들이 유리로 만든 체육관 등을 신축하면서 학생들에 연 4만달러를 부과하는 것을 보면 이들 대학이 공익에 얼마나 이바지하는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며 면세혜택을 받는 기관으로서 책임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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