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여 복역한 구영수 전 의사, ‘천추의 원한 DMZ’
판결 무효 소송 진행중
한국전쟁 후 분단의 골이 깊어가던 비무장지대에서 겪은 군생활담을 엮은 자서전이 출간됐다. 의사로 근무하다가 지난 1989년 환자를 성폭행했다는 누명을 쓰고 1992년부터 9년 4개월간 교도소에 복역했다가 가석방돼 현재 재판 무효 소송을 진행중인 구영수씨가 옥중에서 집필한 ‘천추의 원한 DMZ(The Lasting Regret: DMZ, The Sleeping Volcano)’를 책으로 펴냈다.
당시 인디애나주 쉐러빌에 거주하던 구영수씨는 레익카운티법원에서 20년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가석방 뒤, 보호관찰 기간까지 끝난 다음인 2003년부터 구씨는 다시한번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 2003년에 레익카운티 법원에 증거 확인 소송을 제기해 피해자로부터 검출된 DNA가 자신의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판정받은 구씨는 2005년 레익 카운티법원에 재판 무효 소송을 신청했다.
재판부로부터 15년전에는 DNA 판독 시스템이 잘 발달되지 않았시 때문에 법원의 판결에는 하자가 없다는 근거로 소송이 기각되자 구씨는 2006년 항소했으나 역시 비슷한 이유로 기각됐다. DNA 결과까지 나왔음에도 주법원이 지난 판결에 대한 과오를 인정하지 않자 구씨는 2007년 연방법원에 재판 무효 소송을 제기해 현재 연방항소법원까지 올라간 상태다. 지난 6월 4일에는 연방법원 판사 3명 중 1명이 구씨의 무효 제기를 기각하는데 반대 입장을 표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수감생활을 시작한지 1년 만에 초안을 완성한 자서전이 바로 1960년대 최전방에서 군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분단 현실의 비극을 풀어낸 ‘천추의 원한 DMZ’이다.
구영수씨는 “당시 교도소에서 군생활에 대한 자서전 한편과 성폭행 누명으로 재판을 받으며 부당하게 유죄 판결까지 받은 과정을 담은 두편의 이야기를 글로 썼다”며 “출소 뒤에 재판 무효 소송을 통해 내 무죄가 밝혀지면 자서전을 한번에 출간하려 했으나 재판이 길어져 결국 첫 번째 자서전을 먼저 펴내게 됐다. 곧 내 결백함이 법정에서도 밝혀지면 나머지 자서전도 출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천추의 원한 DMZ’는 구씨가 의대 재학시절 의무관의 길을 포기하고 현역 지원해 1960년부터 경기도 사창리 지역 최전방 15사단에서 의무병으로 복무하면서 겪은 경험담을 바탕으로 꾸며져 있다. 구씨는 “당시에는 비무장지대에는 지금처럼 철책선이 세워져 있지 않아 남북이 몰래 서로 군사 분계선을 넘기도 하고 이를 소탕하기 위한 작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내 경험 뿐만 아니라 왜 남북이 갈라지게 됐는지에 관한 역사적 배경도 담아 분단 조국의 현실에 대해 여러 사람과 공감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구씨는 유죄판결로 인해 의사 면허가 취소돼 현재 글을 쓰며 살아가고 있다.(연락처: 1-888-280-7715) <이경현 기자> namu912@koreatimes.com
사진: 구영수씨가 자신의 첫 자서전 ‘천추의 원한 DMZ’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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