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장자를 위한 공짜음식
이민진 지음, 이옥용 번역
인터넷과 통신의 발달로 24시간 한국뉴스와 드라마가 위성으로 방송되고 컴퓨터만 켜면 한국의 뉴스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보니 한국에서 긴 출장을 온듯 살아가는 한인들이 많다. 이들은 이민 와서도 한국에 있는 듯 착각을 하다 보니, 삶의 조건이 전혀 그렇지 않은 1.5세 2세 자녀들과는 의사소통이 두절되기 쉽다.
작가 이민진은 7살 때 뉴욕 퀸스에 정착한 1.5세로 자신의 모순에 찬 삶을 마치 19세기에 제인 오스틴이 그랬던 것처럼 극히 세밀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야기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것은 세여인이다.
한국전쟁을 겪은 세대로 세탁소를 하며 힘들게 사는 전형적인 이민1세 리아, 모든 것에 자유롭고 개방적인 그녀의 딸 케이시 한, 그리고 한없이 여리고 착한 케이시의 친구 엘라 심.
온갖 고생을 하면서도 한인으로서의 정체성과 문화를 잊지 않으려고 애쓰는 부모와 달리, 케이시는 영리하며 성적으로도 자유로운 개방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장학금으로 학교를 마치고 사회로 나온 케이시는 자신의 소비욕구를 만족시켜 줄 수 없는 현실, 남자친구의 배신과 생활고 속에서 방황한다. 한편 케이시의 친구 엘라 심은 아름답고 정숙한 여자로 테드 김이라는 한인남성과 결혼하지만, 결국 그의 외도로 파경을 맞는다.
이 책은 두꺼운 책 두 권으로 되어 있어 얼핏 부담스럽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처음 몇 페이지만 읽어보면 아무리 길어도 상관이 없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매끄럽게 읽히는 뛰어난 문체를 자랑한다. 미국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위해서 작가가 이겨내야 했던 갈등과 고민, 꿈과 도전이 고스란히 담긴 자서전적 소설이자 ‘기본 토양에서 나와 또 다른 지역에 뿌리 내려야만 하는 해외 이주자’의 매혹적인 생존기이다.
이형열 (알라딘서점 대표)
www.aladdin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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