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제작사 신개념 비행기 선보여
보트도 되고 비행기도 되는 수륙양용
조종 쉽고 재미있지만 문제는 비싼 가격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데 꽉 막힌 프리웨이, 복닥복닥 아수라장 같은 공항을 생각하면 지레 기가 질릴 때, 자가용 비행기로 한갓지게 하늘을 날아보면 어떨까? 복잡한 세상사 다 잊고 깊은 산속의 호수 위로 날아갈 수도 있고, 한적한 비행장에 내릴 수도 있다. 기존의 자가용 비행기에 비해 여러모로 부담이 적은 혁신적 스포츠 비행기가 곧 선보일 예정이다.
남가주 마리나 델 레이의 비행기 제작사인 아이콘 항공기사가 신개념 프로펠러 비행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A5로 이름 붙여진 2인승의 이 비행기는 디자인부터 특이하다. 얼핏 보면 거대한 제트 스키 같은 모양인데, 거기에 열었다 닫았다 할 수 있는 뚜껑과 날개가 달렸다.
실제로 이 비행기는 육지나 호수 어디에서든 이착륙이 가능한 수륙 양용이어서 날아다니는 보트라고도 할 수 있다. 조종석 내부에는 조종간 양 옆으로 두 자리가 넉넉하게 배치되어 있어서 비행기라기보다는 스포츠카의 내부 같은 느낌이다.
얼핏 보기에도 상당히 매력적이지만 문제는 가격이다. 대당 13만9.000달러. 누구나 쉽게 장난감 구하듯이 마련할 수 있는 가격은 아니다.
아이콘 항공기 제작사를 창업한 커크 호킨스는 F-16전투기 조종사 출신이다. 그가 스포츠 비행기 제작 아이디어를 갖게 된 것은 지난 2004년, 스탠포드에서 MBA 학생으로 재학하던 중 이었다.
스포츠 비행기는 기본적으로 교통수단의 개념이 아니다. 이곳에서 저곳으로 이동하기 위한 교통수단이라기보다는 비행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오락용의 성격이 강하다. 가벼운 기분으로 비행을 한다는 아이디어이다.
그래서 최고 비행속도는 시속 120마일를 넘을 수 없고, 탑승 인원은 두 사람을 초과할 수 없으며, 1만5,000피트 이상 고도 비행을 할 수 없다는 등의 제약이 따른다.
대신 스포츠 비행기 조종 면허는 기존의 자가용 비행기 면허보다 훨씬 간단하다. 우선 비행 훈련시간이 절반이다. 그렇다고 안전문제를 소홀히 할 수 없어서 연방 항공청은 스포츠 비행기 조종사들을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최소한 20시간 비행 교습, 항공청 검사관 동승하의 시험 비행 등이다.
한편 스포츠 비행기는 일인승의 초경비행기와는 다르다. 비행에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애용하는 초경비행기는 인가가 드문 지역에서 낮 시간 동안만 비행할 수 있으며 시속 64마일 이상 속도로 날아서는 안 된다. 연료 저장통이 겨우 5갤론 크기여서 재미로 낮게 잠깐 비행할 수 있는 정도이다.
아이콘의 A5는 100마력 엔진에 빨간색 프로펠러가 조종석 뒤편에 장착되어 있다. 연료로는 비행용 연료를 쓸 수도 있고 일반 차량용 무연 프리미엄 개스를 써도 된다. 비행기는 시속 50마일로 천천히 날 수도 있고 최고 속도인 120마일로 날수도 있다.
비행기를 가지고 필드 트립이나 장거리 여행을 갈 때는 날개를 접을 수가 있어 편리하다. 34피트 길이의 날개를 접어 비행기 후미 쪽으로 붙이면 보트처럼 트레일러에 실을 수가 있다.
아이콘 사의 창업자가 이런 비행기를 만들며 기대하는 것은 비행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활발하게 불 붙여보고 싶은 것. 비행기를 조종하며 하늘을 나는 경험이 좀 더 폭넓은 시장으로 퍼져나가기를 바란다고 창업주인 호킨스는 말한다.
아이콘 사는 A5 모델을 29일 위스콘신의 오시코시 비행 쇼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A5가 본격적으로 공장에서 생산되는 것은 2010년 후반께. 하지만 주문은 이미 150대 이상 받아놓은 상태이다. 첫 100대 제한 모델을 사고 싶은 사람들은 대당 10만달러의 계약금을 미리 지급해야 했다.
호킨스는 “스포츠 비행기의 잠재 시장은 상당하다”고 말한다.
이제까지의 스포츠 비행기는 교통수단의 개념이었다. 사람들이 이곳에서 저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쓰는 비교적 싸고 작은 비행기라는 아이디어였다. 조종석은 비좁고 조종간의 계기판은 너무 복잡해서 처음 비행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지레 겁을 먹었다.
하지만 아이콘의 비행기는 처음부터 ‘재미있고 쉽게 비행할 수 있는 비행기’라는 개념으로 디자인 되었다. 예를 들어 조종간의 계기판은 간단명료해서 일반 자동차의 계기판 비슷하다. 비행기의 디자인을 위해 아이콘은 BMW와 니산 측과 계약을 맺어 지금과 같은 날씬한 디자인을 뽑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스포츠 비행기 제작시장의 전망이 좋은 것은 아니다. 연방항공청의 허가 과정이 너무 긴 데다 비행기를 팔아 이윤을 남기기가 너무 어려워서 끝까지 버텨내는 회사들은 별로 없고 대부분 실패로 끝난다. 비행기 제작을 시작하기도 전에 기금이 말라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수륙양용인 A5도 아이디어는 좋지만 결국은 틈새시장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소비자들이 자동차 구입하듯 떼 지어 살 수 있는 상품은 아니라는 것이다.
호킨스는 2004년 비행기 제작 아이디어를 실리콘 밸리의 하이텍 경영주들에게 제안,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는 2005년 투자재정전문가였던 스틴 스트랜드를 동업자이자 디자인 담당으로 영입하고 팔로알토에서 남가주로 옮겨왔다. LA가 항공비행 연구나 자동차 디자인의 중심지이기 때문이다.
스포츠 비행사 급증 추세
2005년 134명에서 올해 4천여명선
지난 2005년부터 연방항공청은 스포츠 조종사들을 위한 면허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자가용 비행기 조종사 면허가 줄어든 반면 스포츠 비행조종 면허는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이다.
2005년 134명에 불과했던 스포츠 비행사는 2006년 939명, 2007년 2,031명으로 급증했다. 이어 올해는 4,200명, 2009년에는 6,500명, 2010년이면 8,500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기존의 자가용 비행기 조종사는 2005년 22만8,619명이었던 것이 2006년 21만9,233명, 2007년 21만 1,096명으로 줄었다. 올해는 20만5,050명 정도로 줄다가 오는 2010년이면 19만9,100명선이 될 것으로 연방항공청은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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