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경
편집국 부국장
하와이 한인사회의 의외성
2008년 노동절 연휴는 허리케인 구스타프의 영향으로 휴일의 즐거움이 반감되는 듯 했다.
미 공화당 전당대회 일정이 차질을 빚었는가 하면 재즈의 도시 뉴올리언스가 유령의 도시가 되었다. 그런가 하면 그 진로에 따라 유가가 급등할지도 모른다며 윌가를 비롯한 경제계는 잔뜩 긴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태평양 섬 하와이 한인들은 천혜의 평화로운 자연환경 속에 카피올라니 공원에서 어린시절 운동회 추억을 떠올리며 모처럼 웃고 즐기는 호사를 누렸다.
구스타프의 위력은 하와이 한인들에게는 또 다른 모습으로 그 영향력을 미치기도 했다.
노동절 한인민속축전장을 찾은 많은 한인들은 주차장을 찾아 카피올라니 공원을 수십여분이상 맴돌면서도 느긋했다. 그 이유는 다름아닌 구스타프의 영향이었다. 지금 대륙 저편에서는 허리케인으로 피난민 대열에 오른 주민들도 많은데 이게 무슨 대수냐는 것이었다.
기자 역시 그 말에 동감하며 노동절의 하와이 푸른 하늘이 감사했고 20여분이상 주차장을 찾아 헤매면서 발견한 주차공간이 큰 선물로 여겨졌다.
구스타프의 영향도 있지만 어느해 보다 어려운 경기여건 속에서 열린 23회 한인민속대축전에 참가한 한인들의 모습은 더 밝아 보였다.
더 많아진 가족단위 참가자들은 물론 지난해 분열조짐을 보이며 3개 그룹으로 나뉘었던 천주교팀이 하나의 현수막속에 함께 자리해 흐뭇했고 교회는 물론 사찰팀의 선전이 눈길을 끌었다.
그러고 보니 연일 이어지는 경기침체의 어두운 소식에도 불구하고 한인사회는 지난 7월부터 매달 한국축제와 와이파후 플랜테이션 빌리지에서 열린 한국의 날 행사 ,한인민속 축전등 크고 작은 행사들을 줄줄이 성공적으로 치루어 내고 있다.
다음달 10월에는 한인문화회관 건립기금 마련을 위한 연예인 초청 디너쇼가 열릴 예정이다.결국 한인회를 비롯한 각 한인 단체 관계자들은 매달 행사 준비로 강행군을 하고 있는 셈이다.
와이키키 해변 저편으로 해가 저무는 가운데 경품추첨에 한창인 민속축제장을 떠나며 문득 기자는 하와이 한인사회의 의외성에 대해 생각해 봤다.
경기악화로 곳곳에서 해고와 비즈니스 중단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경제력이 그다지 튼튼하지 않은 하와이 한인사회가 크고 작은 행사들을 성공적으로 치루고 있는 힘의 저력은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이민90주년, 100주년기념사업회 운영을 통한 조직의 리더십과 인화단결 그리고 세대간 화합의 노력이 하와이 한인들에게 유형무형의 자산이 되어 결실을 맺고 있다는 생각이다.
특히 지난 7월 한국축제장과 지난 노동절 민속축전장에서 마주 친 한인상공회의소와 한인체육회 전현직 회장단들의 몸을 아끼지 않는 봉사의 땀방울과 끈끈한 회원들간의 팀웍이 아마도 성공적 행사 개최의 가장 큰 원동력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두 개의 한인회가 하나가 될 수 있었던 것도, 너무나 요원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한인은행’이 설립되어 하와이에서 자리매김해 나가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민100주년기념사업을 성공적으로 치룬 하와이 한인사회 구성원들의 팀웍이 만들어 내는 예상치 못하는 하와이 한인사회의 의외성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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