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방문객들, 불경기 탓 지인들에 청탁 늘어
여름 방학 시즌이 다가오고 무비자 시대가 열리면서 시카고를 찾으려는 사람들이 늘다보니 이 곳에 거주하는 친지나 친구집에 머물 수 없겠냐고 부탁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경우 미국내 학교들의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5월이 다가오면 타주에 거주하는 지인들로부터 숙박이나 현지 관광 안내를 부탁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한국의 여름방학과 휴가 시즌이 시작되는 7월이 되면 또 한 차례 비슷한 일들을 겪기 마련이다.
시카고 북부에 거주하는 양모씨의 경우 3월에는 뉴욕에 거주하는 사촌동생이 시카고 지역 대학들을 둘러보기 위해 집에서 머물고, 4월에는 캘리포니아주에서 학회차 대학 친구가 올 예정이며, 5월에는 아이오와주에 사는 고등학교 친구가 사업 일 때문에 왔다가 며칠간 신세를 지기로 돼 있다. 그는 “대학원에서는 학회 참가 지원비를 줄이고, 비즈니스를 하는 친구는 경기가 안 좋아서 출장 경비를 아껴야 한다고 하니, 지난번에만 하더라도 호텔에서 머물던 친구들의 학교나 회사 사정이 여의치 않게 된 것을 실감하게 된다”고 말한다.
계속 치솟던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올 여름 휴가철에는 무비자로 미국을 방문하거나 자녀들을 어학연수차 미국에 보내려는 사람들도 벌써 시카고에 있는 친척이나 친구들을 통해 숙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알아보기 시작한 모습이다.
문제는 한국이나 타주에서 손님들이 올 경우, 빠듯한 살림에서 쪼개서 나름 대접도 하고 시간을 내 공항에 마중도 나가고 관광 안내도 하는 것이 잦아질 경우 경제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데 있다. 데스 플레인스에 거주하는 성준일(33)씨는 “옛 친구가 한국에서 이번 여름에 미국 여행을 오는데 며칠간 신세를 질 수 없냐고 물어봤는데 일단 승낙은 했지만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동안 잘 해준다고 해줬는데 서운해 했던 손님들도 있었고 요즘은 관광객들이 사전에 인터넷을 통해 많이 알아보고 와서 가보고 싶거나 먹고 싶은 것이 뚜렷한 터라 염려가 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상부상조하며 서로 도우면 다음번에는 도움을 받았던 친구의 집에서 신세를 지게 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고, 어떻게든 시카고로 사람들이 오면 현지 한인 식당들이나 관광업계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손님들의 잇따른 방문 희망 소식들이 한인사회에 활기를 주는 측면도 있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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