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I. 지정적(地政的) 경계를 넘은 기여
<24일자에서 계속>
하와이는 1898년에 미국의 영토가 되었고, 1959년에 미국의 50번째 주가 되었다. 백년의 하와이 한인의 이민사는 하와이의 근대사와 함께 한다. 인구수는 하와이의 총 인구의 2%를 밑도는 소수 민족이지만, 배출된 사회적 지도자들은 2%라는 인구비례를 훨씬 넘는다. 1952년에 Richard W. You가 미국 올림픽선수단 주치의로 임명되었고, 1956년에 재임명되었다. 1954년에 Philip Minn (2세)이 하와이 영토 하원의원에 선출된 것을 시작으로 Donna Ikeda (2세), Donna Mercado Kim (2세), Jackie Young (3세), Sylvia Luke (1세), Harry Kim (2세) 등의 정치인이 배출되었다.
1956년에 Herbert Choy (2세)가 검찰총장에 임명되었으며 1971년에는 연방순회(고등)법원 판사로 임명되었다.
1959년 하와이 미국의 50번째 주 승격 축하 만찬에서 호놀룰루의 맥킨리 고등학교 출신 양유찬 주미대사가 축사를 했다. 1972년 George Pai (배태희 2세)가 검찰총장에 임명되었다.
1984년에 이덕희 (1세)는 하와이 주 선거구 조정안을 완료하여, 미국 역사상 첫 외국 태생 선거구 조정안 작성자가 되었다.
1993년에 Ronald Moon (문대양 3세)이 하와이대법원장에 임명되었고, 1998년에는 Lee Donohue (2세)가 호놀룰루 경찰국장에 임명되었다. 2001년에 Patricia Lee Hamamoto (2세)가 하와이 교육청장에 임명되었다. 이들이 한국에 직접 기여한 것은 없다고 할 수 있지만, 한국인의 위상을 높이고, 긍지를 심어준 것은 값으로나 양적으로 따질 수 없는 기여이다. 하와이 동포의 또 다른 기여는 1907년부터 24개의 한글학교를 세워 자신뿐만 아니라 2세들이 나라의 글을 잃지 않도록 한 것이다. 해외에서 처음으로 한글학교를 세운 것뿐만 아니라, 1911년에 초등국어 교과서 상, 하권을, 1917년에 국민국어과정상, 중, 하 3권을, 그리고 1923에도 3권의 교과서를 발간하여 사용하였다.
1926년 한국에서 <가갸 날> (후에 한글날)이 제정되기 이전, 하와이 한인들이 한글 보급에 앞장섰고, 한글의 세계화를 시작하였다. 1980년대부터 하와이의 평생교육 과정에 한국어반이 포함되어 왔다.
1990년대부터 하와이의 호텔 뷔페에는 김치가 빠지지 않는다. 김치가 하와이 음식인 줄 아는 관광객까지도 있을 정도이다. 대구무침, 무말랭이 무침도 빼 놓을 수 없는 ‘하와이 음식’이다. 한국 음식의 세계화도 하와이에서 시작되었다.
하와이는 또한 한류의 원조이다. 한국 드라마가 하와이 주민들에게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은 1989-1990년에 <울밑에선 봉선화>가 방영되면서 부터이다.
KBFD (1986년 3월에 설립된 미국 내 첫 한인 소유 방송국)가 영어자막도 없이 방영한 이 드라마는 주민들 사이에 회자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그 후 KBFD가 영어자막을 넣어 방영하면서 한국 드라마는 주민들이 고정적으로 즐겨보는 프로그램이 되었다. 그러면서 저녁 시간대의 평생교육 프로그램 중 한국어 반에 학생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주민들이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어를 배워야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2001년에 조직된 <류시원 fan club>은 한국 밖에서 외국인이 조직한 첫 팬클럽이다. 곧 이어 호놀룰루에 K-Drama 클럽이 조직되었고, 지금은 4, 5개의 K-드라마 클럽이 있다. 200여명의 회원이 드라마와 영화만 즐기는 것만 아니라 한국문화 전부를 이해하고 사랑하고 있다. 한국축제에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한국의 고아원을 돕고, 물론 한국 여행도 틈틈이 한다.
이렇게 하와이 한인 디아스포라는 106년의 역사를 통하여 한인의 위상을 높이고, 한국 문화 전승에 기여하였다.
<끝>
IV. 앞으로의 과제
백제 시대부터 지속되는 한인 디아스포라에 관한 연구가 이제야 일부분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 <하와이 한인동포의 모국기여>라는 논제가 앞으로 세계 한인 다이스포라의 기여를 연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곳곳의 디아스포라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들이 거주하는 국가에서 어떻게, 무엇을 하며 살았는가가 우선 연구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거주 국가에 기여한 것이 무엇이며, 동시에 모국에 기여한 것이 무엇인가를 연구할 수 있다. 이어서 각각의 디아스포라를 비교하는 연구도 이루어졌으면 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