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0년 전 유학생으로 처음 미국 땅을 밟았을 때 설레임과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는 사람 없이 낯선 곳에서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염려가 되었다. 그러나 이상한 일은 도착 첫날부터 기대하지 않았던 많은 도움을 받게 되었다.
마치 누군가가 우리가 오기 전부터 도와줄 만반의 준비를 한 것처럼 매사가 순조로웠다. 유학생 시절뿐만이 아니었다. 신학교를 졸업하고 처음으로 목회자로 파송을 받고 백인들을 섬길 때도 그랬다. 그 후로 동부로 이사 가서 공부하며 한인 교회를 섬길 때도 천사 같은 분들을 만나게 되었다.
8년 전에 버지니아로 이사 왔을 때도 그랬다. 아는 분도 많지 않은 곳에서 교회를 개척할 때 여러 평신도 동역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지금도 주님이 보낸 분들이 가까이 계시니 이 무슨 은혜일까? 그 동안 만난 분들은 주님이 주신 “뜻밖의 선물”이었다고 믿는다. 사실 내 생명조차도 내가 원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니 선물 아닌 것은 하나도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일이 쉽고 순조로웠다는 말은 아니다. 때로는 고민하고 외롭고 어려움이 없지 않았다. 이 세상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는 다양한 일들을 경험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깨닫는 것은 고난조차도 “뜻밖의 선물” 이었다는 사실이다. 산더미 같은 파도와 폭풍우가 몰아치지 않는 항해가 없듯이 내 자신의 인생 여정도 그랬다. 그렇지만 어려움이 있었기에 낮아지고 더욱 강하게 되며 어떤 환경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게 되었으니 모든 것이 그 분의 은혜이다.
어쩌면 우리는 “뜻밖의 선물”을 매일 받고 있는지 모른다. 조금 전에도 어떤 분이 영성 훈련을 받는 도중에 감사 카드를 문 밑으로 살짝 넣고 갔다. 몇 달 전에 한 일이 자기에게 큰 감동이 되었단다. 발음도 미국 사람 같지 않은 동양인이 한 일이 뭐 그리 감동이 되었을까? 감동의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카드가 큰 격려가 된 것은 틀림없다. 이 분도 나에게는 “뜻밖의 선물”이었다.
사실 “뜻밖의 선물”은 영성 훈련에서 만난 북부 보스톤 한인교회 홍석환 목사가 쓴 책의 제목이다. 이 책에는 생명보다 더 소중한 십대 아들을 암으로 보내면서 경험한 아버지의 고통과 슬픔이 담겨 있다. 이 책을 읽기 전부터 홍목사는 내게 “뜻밖의 선물”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와의 만남을 통하여 하나님의 세계가 한없이 넓고 깊은 것을 깨닫게 되었으니 말이다. 저자는 나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영성 훈련을 받는 모든 사람들에게 보내진 “뜻밖의 선물” 인지 모른다.
아들을 병으로 보낸 아버지가 말하는 “뜻밖의 선물”이란 무엇일까? 무엇이 가장 소중한 아들을 잃고 나서 “뜻밖의 선물”이라는 상상할 수도 없는 깨달음을 갖게 했을까? 자기 아픔을 미화하는 솔직하지 못한 행동일까? 출판사가 책을 많이 팔기 위하여 기막힌 제목을 갖다 붙인 것은 아닐까? 아니면 아무도 모르는 저자가 발견한 놀라운 선물이 정말 있었을까? 이 궁금함이 8월 첫 주일에 조금이나마 풀리게 되어 기쁘다. 저자가 8월 2일 새빛교회에서 오후 2시에 “뜻밖의 선물”의 비밀을 나누어 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가 받은 “뜻밖의 선물”이 무엇인지 알아서 어쩌겠다는 것인가? 욕심이겠지만 나도 누군가에게 “뜻밖의 선물” 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선물은 나누면 없어지지만 보이지 않는 선물은 나누고 나누어도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선물이 아무리 많이 쌓여 있어도 내가 받지 아니하면 내 것이 되지 못한다. 분명 “뜻밖의 선물”의 비밀을 발견한 사람은 기쁘고 감사하게 될 것이다. 책으로서의 “뜻밖의 선물”이 아니라 저자와의 만남이 “뜻밖의 선물”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선물을 받은 사람은 또 다른 사람들에게 “뜻밖의 선물”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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