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있는 사모아>
기세윤, 사모아 한국어학교
내가 지금 살고있는 섬, 사모아. 너무 평화롭고 조용한 섬, 너무 아름답고 소중한 섬이다. 오전 6시30분이 되자 정확히 햇빛이 뜨고 태양의 빛을 얼굴에 맞으며 일어나고 학교 갈 준비를 한다. 밖에 나와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 기분이 좋다.
걸어갈때 바다를 보고 코코넛 나무도 멋있게 서 있고 나는 학교를 걸어간다. 그런데 지난 9월29일 섬 전체가 무시무시한 공포에 빠졌다. 그 당시의 생생한 상황을 그 와중에도 나는 일기로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너무 평범한 날처럼 하루가 시작된 것 같다. 근데 오늘은 너무 배가 고파서 라면을 맛있게 만들었다. 계란 하나 넣고 소세지도 좀 넣고 파도 넣고 치즈도 약간 넣었다. 딱 한 입을 먹으려고 하는데 집이 흔들렸다. 5초동안 흔들리고 한 1초 멈췄는데 집이 더 세게 흔들혔다. 한 3분이 지나자 그쳤다. 지진을 처음 경험해서 너무 신기했다.
학교는 7시45분에 시작하는데 지금이 7시28분이라서 빨리 밖으로 뛰어나가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갔다. 학교에 도착하니 라디오 방송이 나오고 팡고팡고 아메리칸 사모아 수도가 쓰나미에 덮쳐 버렸다고 한다.’그래서 교장 선생님과 선생님이 학생들을 모아 높은곳으로 올라갔다.
나는 아버지가 데리러 와서 집으로 갔다. 집에와서 나는 텔레비젼을 틀어서 CNN 뉴스를 봤다. 쓰나미가 서쪽 사모아를 덮치고 아메리칸 사모아로 온다고 해서 옷이랑 물을 챙겨 산으로 갔다. 산에 부모님 친구가 있어서 갔는데 산으로 가는 길에 차가 너무 밀려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그 친구집은 외양간이 있었다. 외양간에 소도 있었고 돼지도 보였다.
너무 너무 배가 고파서 돼지를 굽는다고 해서 보러갔다. 사모아 전통 돼지구이로 3시간 이상이나 걸린다고 했다.
그런데 토할 뻔 했다. 돼지 창자를 봐서 어지러웠다. 한 2시경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그런데 아버지가 전화가 왔는데 부희 어머님이 돌아가셨다고 했다. 그리고 부희는 실종됐다고 했다, 나는 처음엔 농담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이었고 너무 놀랐다.
순간적으로 내가 8살때 기억이 났다. 나는 그때 부희랑 친했었다. 부모님도 부희 부모님과 친했었다. 매일 부희집에 놀러갔었다. 11살때부터 부희와 무슨 영문인지 말도 안하고 놀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주 4년만에 부희와 화해하고 얘기를 했는데 갑자기 하늘나라로 간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쓰나미가 정말 엄청난 피해를 만들었다.
집이 없어졌고 자동차도 망가졌고 사람도 죽었다. 부희를 찾으려고 사람들이 이곳저곳을 찾아 다녔지만 찾지 못했다. 너무 슬프다. 부희 몸을 찾지 못하니 장례식도 못한다. 너무 아름다운 섬이 한순간에 망가지다니…
너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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