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자의 자녀는 미국 태생인 경우에도 시민권을 허용하지 않는 ‘자동시민권 폐지법안’(H.R.1868)이 하원에 상정된 후 보수 성향 의원들의 지지세를 넓히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5월 공화당 네이탄 딜(조지아) 의원이 상정한 이 법안은 미국 태생인 경우 부모의 신분에 관계없이 자동적으로 시민권이 부여되는 현재의 ‘자동시민권 조항’을 폐지해 부모가 일정한 신분조건을 충족한 경우에만 미국 태생 자녀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
이 법안에 따르면 미국 태생 어린이가 시민권을 부여받기 위해서는 부모 중 한 사람이 ▲미국 시민권자 또는 미국 국적자, ▲미국에 거주하는 영주권자 신분이거나 ▲자녀 출생 당시 부모 중 한 사람이 미군에 복무 중이어야 한다.
즉, 부모가 불법체류 신분이거나 비이민비자 소지자인 경우에는 자녀가 미국에서 태어났다고 하더라도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자동 시민권 조항’을 폐지하는 내용의 이 법안은 지난해 발의 당시지지 의원이 40명에 불과했으나 4일 현재 이 법안에 대한 공식 지지의사를 공표한 의원은 2배가 넘는 91명으로 집계돼 날이 갈수록 지지세가 커지고 있다.
또 미 의회에 상정된 법안을 전문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의회전문 웹사이트(opencongress.org)에는 이 법안을 지지하는 미국인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웹사이트의 온라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16일 현재 이 법안에 대한 미국인들의 지지율은 69%로 나타났다.
법안 반대자들은 “미국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들에게 시민권을 허용하는 것이 미국의 헌법 정신”이라며 “1868년 개정된 14차 수정 헌법을 바꾸지 않고는 자동 시민권제를 폐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지자들은 “헌법을 개정하지 않고 이민국적법 개정만으로도 현재의 자동 시민권제도를 변경할 수 있다”며 “자녀의 국적은 부모의 국적을 따르는 것이 마땅하다”고 반박했다.
일부 의회 분석가들은 통과될 가능성이 없는 이 법안을 공화당 의원들이 또 다시 발의한 것은 11월 선거를 겨냥한 것으로 보수 성향 유권자 표심에 호소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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