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없는 신세대·과감한 투자
일본 제치고 ‘아시아의 맹주’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역대 최초로 남녀 500m 금을 휩쓰는 등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은 17일까지 단거리와 장거리에 걸쳐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를 쓸어 담으며 세계 최강 대열로 부상했다. 과거 동계스포츠의 아시아 맹주였으나 지금은 ‘종이호랑이’로 전락한 일본에서는 ‘한국을 배우라’는 주문까지 나올 정도다. 이같은 급부상을 이끈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힘은 어디에 있을까.
이는 숏트랙의 강점을 스피드스케이팅에 이식한 ‘퓨전의 힘’과 강한 체력훈련, 겁 없는 신세대 선수들의 오기와 투지, 그리고 전폭적인 투자가 하나로 응집된 결과라는 평가다.
그동안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했던 한국의 변신 뒤에는 숏트랙 훈련을 스피드스케이팅에 접목한 소위 ‘퓨전 훈련’이 있었다는 게 빙상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0.01초차로 승부가 갈릴 수 있는 상황에서 누가 코너링에 강하냐는 곧바로 메달의 색깔이 달라지는 만큼 경기의 대부분이 코너링으로 이뤄진 숏트랙과의 접목은 코너 감각과 최고 속력을 동시에 유지하는 데 큰 효과를 발휘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선수들도 지난해 여름 태릉선수촌 빙상장에서 숏트랙 스케이트화를 신고 코너링 훈련에 집중해 왔다.
여자 500m 금메달리스트 이상화와 남자 500m 금 모태범, 5,000m 은메달 이승훈 등 신세대 선수들의 큰 무대를 두려워하지 않는 오기와 투지, 그리고 지옥 같은 체력훈련을 견뎌낸 근성도 큰 몫을 했다.
이상화는 남자 단거리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하며 힘 넘치는 레이스 요령을 터득했고, 힘을 기르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했다. 하체 강화운동 스쿼트는 외국 여자 선수들보다 30~ 40kg 더 무거운 170kg까지 들었다는 후문이다.
또 빙상연맹은 지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이후 메달 다변화를 꾀하면서 ‘2010 밴쿠버 프로젝트’를 가동해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스케이팅의 실력 향상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빙상연맹의 투자 속에 지난해 동계올림픽 개최국인 캐나다 캘거리와 밴쿠버로 이동하면서 일찌감치 현지 적응과 더불어 빙질 적응에 만전을 기했다. 모태범과 이승훈은 메달을 따내고 나서 “나에게 딱 맞는 빙질”이었다 라고 표현했을 만큼 적응력의 효과를 봤다.
모태범 선수가 17일 스피드 스케이팅 1,000m에서 은메달이 확정되자 경기 포천의 모 선수 집에서 TV를 지켜보던 가족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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