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리스크 기피 확산
젊은 투자자일수록 위험을 감수하면서 고수익을 추구했던 미국 금융시장의 판도가 정반대로 바뀌고 있다.
35세 미만의 젊은 투자자들 사이에 주식 등 위험도가 높은 포트폴리오를 기피하고 국채 등 안전 자산만을 편입하는 보수적 투자경향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시장의 불안한 상황 때문에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대부분의 투자자에게 확산됐지만, 특히 다른 연령대보다 혹독한 실업 상황을 경험하고 부모들의 투자 실패를 목격해온 젊은 세대들이 오히려 중년층보다 더 보수적인 ‘안전 제일주의’의 성향을 보이고 있다.
8일 CNN머니에 따르면 인베스트먼트 컴퍼니 인스티튜트(ICI)가 실시한 조사에서 `상당한 투자 위험을 감수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35세 미만의 응답자 중 22%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2001년 조사 때 30%가 감수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낮아진 것이며, 35-49세 중년층의 비율 26%보다도 낮은 수준이어서 주목된다.
35세 미만의 연령대는 2001년 조사 때만 해도 위험감수 의사를 밝힌 비율이 35-49세의 27%를 넘어서는 30%의 비율로 모든 연령대중 최고를 기록했지만, 이젠 중년층보다도 보수적인 성향을 보인 것이다.
최근 메릴린치가 25만달러 이상의 투자자산을 가진 부유층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젊은 투자자의 56%가 `자신이 1년 전보다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답했다.
이런 성향 때문에 미국 젊은 층의 주식 투자 인구는 점차 줄어들고 대신 국채 등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젊은 층의 이런 성향이 무엇보다 극심한 실업 때문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지난달 35세 미만 인구의 실업률은 13%를 넘어 미국 전체의 실업률 9.6%를 크게 웃돌았다.
대학을 졸업해도 갈 곳이 없는 ‘백수’가 늘어나면서 평생 자산으로 모아둔 자금의 투자 성향도 갈수록 보수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들 세대는 최근 부모들이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노후 은퇴 자금을 날리는 경우를 많이 목격해왔고 의료기술 발달로 평균 수명이 늘어나 더 많은 노후 자금이 필요하게 됐다는 점도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됐다.
펜실베이니아대 워튼 스쿨의 겸임 부교수인 크리스토퍼 객지는 "일련의 금융위기가 젊은 세대의 인생에 타격을 주면서 그들의 확고한 의사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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