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적 약자 ‘매 맞는 피해 여성’ 미신고 사례도 크게 증가
▶ 한인전담 가정상담소 활성화, 피해여성 쉼터 조성 시급
리차슨에 사는 한인 여성 A모(57)씨는 최근 남편의 상습적인 폭력을 친구에게 하소연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남편을 교도소에 수감했다. 뒤늦게 재혼한 남편에게 수년 째 머리채를 잡히고 발로 밟히는 등 폭력에 시달려온 A씨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올해 35년째 결혼생활을 해온 한인여성 C모(62)씨도 그동안 의처증 때문에 숱한 가정폭력에 시달려 오다가 이혼을 결심하고 최근 경찰에 신고했다. 남편이 유창한 영어로 출동한 경찰에게 “그런 일 없다”고 발뺌하자 경찰이 물러갔고 영어 한마다 못하는 부인은 증거 확보를 노리며 참고 살아가고 있다.
DFW 지역 한인 동포 가운데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들이 상당수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고질적인 폭력을 견디다 못해 친구의 도움을 청하거나 가정상담소를 찾는 여성이 늘고 있는 반면 매 맞는 여성들이 가정폭력을 감추며 벙어리 냉가슴 앓듯 참고 지내고 있는 실정이다.
매를 맞는 경우는 아닐지라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남편으로부터 심각한 언어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파경을 예방할 제도적인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플래노에 사는 40대 후반 한인 여성의 경우 한국에서 중견기업 간부를 지낸 남편으로부터 수년 째 입에 담지 못할 언어폭력에 시달려 이혼을 고민하고 있지만 호소할 곳이 없다.
DFW지역 한인 가정폭력 상담을 전담해 왔던 가정상담소(소장 안유정)가 4년여 전부터 공권력에 의존해야할 가정 폭력사례를 중심으로 상담 조치하고 있어서다.
안유정 소장은 “DFW 지역 한인 여성 가운데 상상하지 못할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들이 의외로 많은 게 사실”이라며 “이같은 현상은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에 남편폭행을 신고하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한인 여성들이 있는 한 줄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소장은 특히 “남편에게 폭력을 당해 눈이 실명된 한인 주부가 한국으로 귀국하고 남편은 교도소에 수감되는 가정폭력이 상담을 통해 드러나는 등 한인사회 가정폭력이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한인여성 가운데 이처럼 크고 작은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가정상담소는 재정난 등을 이유로 예방차원의 적극적인 상담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가정상담소 이지현 이사는 “재정난으로 상담소가 적극적인 활동을 펴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그나마 월넛힐에 있는 현 상담소 사무실을 건물주인 미국인 보이드 와델씨가 무료로 임대해 줘 1주일에 1-2차례 예약상담을 실시해 오고 있는 것이 다행스럽다”고 했다.
안 소장은 “중국과 베트남 커뮤니티의 경우 매 맞는 여성들을 수용하는 8유닛 규모의 셸터를 마련하고 있다”며 “한국 커뮤니티도 오갈곳 없는 여성들을 도울 시설마련이 절실하다”고 했다.
가정상담소는 2639 월넛힐 레인에 있는 ‘월넛힐 W. 프로페셔널 오피스 컴플렉스’ 빌딩 125호실에서 전화(214-734-5742) 예약을 받아 무료 상담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박철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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