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원
정법사 주지
벌써 한 해를 돌아볼 시간이 되었습니다.
한 해가 저물고 2011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매년 반복하는 일이지만 이때쯤이면 앞만 보고 달리던 사람들도 한번쯤 뒤를 돌아보며 자신이 걸어온 발자국은 보게 됩니다. 한 해 동안 나는 무엇을 했던가? 이룬 것은 무엇인가? 잘못한 것은 무엇이고 잘한 것은 무엇인가?
우리의 반성에는 늘 즐거움보다는 아픔과 아쉬움이 많기 마련이지만 그 아픔도 아쉬움도 이제는 또 올해에 남기고 다음 해를 향해 나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다 훌훌 털어 버려야 하겠습니다. 잘못에 대한 후회도 새로운 출발을 하는데 발목을 잡을 정도로 심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한 해가 끝난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시작한다는 것, 즉 부처님의 깨달음의 근본인 연기(원인과 조건)적 존재라는 의미가 그 속에 담겨있는 것입니다.
같은 의미의 단어가 또 있습니다. 그것은 ‘회향’이라는 단어입니다. 사전에는 ‘스스로가 쌓은 공덕이나 수행을 살아있는 생명에게 되돌리는 일’을 회향이라고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출발을 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바로 회향입니다. 모든 공덕을 중생에게 되돌린다 또는 깨달음을 지향하는 데로 되돌린다등 그 의미가 다양하지만 결국은 자신이 이룬 것이 자신을 속박하는 굴레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훌륭한 일을 하고도 그것을 자기의 공으로 소유하고 자랑하는 마음이 생겨 그것이 어떤 행동으로 표출 되다보면 결국 오욕을 뒤집어 쓰는 많은 군상들이 있습니다. 선업과 공덕이 온전한 선업과 공덕으로 남기 위해서라면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소유하지 않고 중생들과 깨달음으로 되돌려야 하는 것입니다.
애초부터 선업과 공덕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 바탕에 올바른 서원이 있어야 합니다 욕망과 아집이 바탕이 되어서는 선업과 공덕을 이루기 어렵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 입니다. 올바른 뜻이 깃든 행위만이 도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올바른 뜻이 깃든 행위만이 도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선업과 공덕에는 올바른 서원이 있어야 합니다.
올바른 지혜의 눈을 떠 연기적인 관점에서 세상을 보게 되면 자연히 아집과 욕망으로 추진되던 행위들이 나와 이웃, 국가와 사회, 나아가 모든 중생들의 행복을 함께 도모하는 것으로 변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서원입니다.
진정한 참다운 인간이 된다는 것은 올바른 서원이 원동력이 되어 움직이는 삶을살아 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해도 좋을 것입니다.
내 것이라는 것은 본래부터 착각일 뿐입니다. 모든 존재들은 공동의 몫이요 모든 존재들 어느 것도 자기 것으로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회향이란 특별히 어떤 일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본래 내 것이 아닌 것에 대한 착각과 집착을 쉬고 실상에 돌아가는 것일 뿐입니다. 이는 내가 지은 것들에 대한 착각과 집착이 나를 구속하는 것을 막아 진정한 자유로운 존재로 출발하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내가 지은 것들이 나를 구속하게 하지 않고 본래의 진실 그대로 모든 존재들의 것이 되게 할 수만 있다면, 나는 진정 자유로운 존재가 되는 것이요 내가 지은 업은 모든 중생들의 행복에로 돌려지는 불가사이한 업이 되어 극락세계를 건설하고 장엄하는 오묘한 업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순간순간 많은 갈림길에 서야 하고 또 결정을 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그 매 순간에 나를 돌아보고 주변을 보는 지혜가 바로 회향의 정신입니다.
회향을 잘하면 잘 할수록 앞으로의 내 삶을 잘 꾸려갈 수가 있는 것입니다.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뒤이어 또 다른 해가 떠 오릅니다. 연말연시에 나는 무엇을 회향할 것인가? 그리고 또 무엇을 추구해 나갈 것인가를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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