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대 외무장관을 지낸 공노명(사진) 세종재단 이사장이 11일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하와이협의회(회장 배성근)의 신년 하례식에서 기조연설자로 초대돼 통일 강연을 했다.
공 전외무장관은 “작년 한해는 북한에 의한 일련의 무력도발에 대한 대응책 마련으로 본국정부는 매우 바쁜 한 해였다”며 북한의 이중성과 한반도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중국의 위치와 본질, 그리고 이 같은 안보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법 등에 대해 설명했다.
공 전 장관은 “북한은 걸핏하면 자신들이 말한 것들을 실행한다고 공공연히 말해 온 데다 지난 1999년과 2002년 2회에 걸쳐 벌어진 연평해전에서의 패배에 대한 보복으로 천안함 피격사태를 일으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며 이미 국제사회에서도 북한의 소행으로 판명됐고 당시 사용된 어뢰가 ‘중국형’ 어뢰인 것이 확인됐음에도 일각에서는 한국정부가, 혹은 미국이 쐈다, 혹은 사건을 조작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중국정부도 북한을 두둔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공 전 장관은 “북한은 남한을 공산혁명의 대상, 타도의 대상으로 보고 있지 한민족이나 화합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김일성의 치밀한 계획아래 감행된 6.25전쟁, 김신조 사건, 울진삼척 무장공비사건, 최근에는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폭격사건 등 수많은 무력도발을 해 왔고 예전에도 남북고위급회담 대표로 북측 관계자들을 접촉해 본 결과 이들은 남쪽을 향한 적개심과 경멸의 눈빛이 역력한 모습으로 ‘당신들은 미국의 괴래야’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화합이나 동족애와 같은 감정은 없다는 사실을 목격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남쪽에서 전달되는 지원물자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아 92년 당시 북한의 핵사찰 거부로 회담이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었으나 한쪽에서는 남측 북한지원 담당부서에서 보내온 한 트럭 분량의 물품을 받아 챙기는 등 ‘주는 것은 덥썩덥썩 받아먹으면서’ 아직도 남침의 야욕을 버리지 않고 있어 아직도 북한에 대한 호의를 가진 분들은 이들의 이중성에 대해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 전 장관은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脣亡齒寒)’라는 중국의 속담을 인용하며 북한의 혈맹인 중국의 경우 결코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과 국경을 맞대고 싶지 않아 북한을 완충지대로 이용하기 위해서라도 결코 한반도의 통일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중국정세에 정통한 각계 전문가들의 분석을 소개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북한을 방문해 ‘중국의 한국전 참전은 침략에 맞선 정의의 전쟁’이라고 말한 차기 최고지도자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의 말은 현재 중국인들의 한반도에 대한 보편적인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국사회가 경제발전으로 선진형 시민사회가 형성되고 북한의 독재체제를 혐오하는 여론이 일기 전에는 중국의 한반도 통일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 전 장관은 앞으로 10년 내에 한반도의 운명이 결정되는 중요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며 국민들은 한때 한반도를 식민지로 삼았던 일본에 대한 경계심은 강하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너무 모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에게 주어진 전략적 선택은 보다 앞선 첨단기술을 보유하는 것만이 살아남는 길이며 내정문제에 대해 서로 싸우고 이견을 보일 수는 있지만 국가의 존립이 걸린 안보문제에 대해서는 여야가 초당적인 자세로 국정에 임하지 않는다면 자멸의 길로 들어설 수 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김민정기자>
<사진설명: 제14기 민주평통 하와이협의회는 11일 와이키키 리조트 호텔에서 신년 하례식을 겸한 공노명 전 외무장관 초청 통일강연을 가졌다. 사진은 국민의례를 하고 있는 평통위원들과 내외 귀빈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