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무슬림과 콥트 기독교인 간의 유혈 충돌이 벌어져 10여 명이 숨지고 140여 명이 다쳤다고 현지 국영 매체와 외신들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콥트 기독교인 1천여 명은 지난 8일 밤 카이로의 모카탐과 시다델, 사예다 아이샤 등지에서 지난주에 무슬림 폭도의 방화로 헬완에 있는 한 교회가 불에 탄 것에 항의 시위를 벌이다가 무슬림 주민들과 충돌했다.
콥트 기독교인들이 주요 간선도로를 점거하고 폐타이어에 불을 붙이며 시위를 벌이자 무슬림 주민들이 총기 등으로 맞서면서 유혈 사태가 빚어졌다.
AP와 로이터 통신은 이날 양측의 충돌로 인한 사망자 수가 13명이라고 보도했으나 AFP 통신은 보건부 구급서비스 책임자의 말을 인용, 10명이 숨지고 110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앞서, 콥트 기독교의 사만 이브라힘 신부는 "교회 부속 병원에 콥트 기독교인 시신 6구가 안치돼 있다"며 "모두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
이번 사태는 기독교인 청년과 무슬림 처녀 간의 사랑을 인정하지 않은 두 집안의 싸움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 헬완의 솔(Sol)이라는 지역에서 기독교인 청년이 무슬림 처녀와 사귄다는 사실을 알고 처녀 쪽 집안 사람들이 몰려가 교회에 불을 지렀고, 이 과정에서 양쪽 집안이 충돌해 2명이 숨졌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이집트에서는 종교가 다른 커플 간의 사랑이 집안 간의 싸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두 종교 공동체 간의 유혈 충돌은 지난달 11일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몰아낸 시민혁명 이후 처음이다. 시민혁명 때 한목소리로 무바라크의 퇴진을 외쳤으나 지금은 서로 반목하고 있어 두 종교 간 갈등은 과도기 권력을 쥔 군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집트에서는 지난 1월 1일 제2의 도시 알렉산드리아의 한 교회에서 폭탄이 터져 새해맞이 예배를 마치고 귀가하던 기독교 신도 21명이 숨졌고, 지난해 1월에는 무슬림 3명이 남부의 한 교회에 총기를 난사해 7명을 살해한 바 있다.
기독교 분파인 콥트교의 교인 수는 이집트 전체 인구 8천만 명 중 10%를 차지한다. 이들은 다수 무슬림에 비해 사회, 경제적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