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의 마이애미 시장이 경기침체기에 재산세를 인상했다가 주민소환투표로 쫓겨났다.
주민수가 250만명에 달하는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를 이끌어온 카를로스 알바레즈 시장은 15일 20만4천여명의 주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시행한 주민소환 투표에서 88%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주민소환이 결정됨에 따라 시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미 대도시 시장이 주민소환으로 공직에서 추방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건으로, 경기침체기에 세금 인상을 추진중인 다른 지방자치단체장들에게 경고음을 울려주는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쿠바계로 전직 경찰서장 출신인 알바레즈 시장은 주민의 40% 이상이 히스패닉계인 이 지역에서 지난 2004년 시장에 당선돼 2008년 연임에 성공한 정치 거물.
하지만 연임에 성공한 뒤 시의 재정난 타개를 이유로 재산세를 13% 인상한 반면, 시장 측근 등 공무원 급여 및 수당을 인상하고 나서자 주민들이 발끈하고 나선 것.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가 경기침체 여파로 실업률이 12%에 이르고, 부동산 가격도 캘리포니아주와 함께 가장 많이 폭락해 주민들이 고통을 겪는 가운데 재산세 인상으로 주택 소유자중 60%가 영향을 받게 됨에 따라 주민들이 "갈아보자"며 들고 일어난 것.
공화당 소속의 알바레즈 시장이 축출되는 배경에는 억만장자인 노만 브라만의 적극적인 개입도 한몫했다.
미 프로야구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전 소유주로 마이애미에 거주해온 브라만은 작년말 카운티의 건강보험 적자가 2억달러에 달하자 알바레즈 시장에 대한 신임투표를 추진했고, 재산세를 대폭 인상하자 이에 발끈해 100만달러의 사비까지 들여 주민소환 투표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여기에 보수적 유권자 운동 단체인 `티 파티’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당선된 마르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도 알바레즈 시장의 정책이 티 파티 운동 취지에 역행함에 따라 추방운동에 간접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알바레즈 시장도 15일 투표 결과를 인정하고 사퇴 방침을 확인하면서도 브라만의 복수극에 희생된 것이라고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마이애미 헤럴드’ 등 플로리다 언론들은 알바레즈 시장이 재산세 인상을 추진하게된 배경에는 공무원 노동조합 등 노조가 핵심 지지기반이어서 경찰관과 소방관들의 해고를 피하려는 측면도 있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치분석가인 페르난도 아만디는 "마이애미 시장 추방사건은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 때문에 시민의 분노가 치솟는 전국적인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잇따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지난 1월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시의 민주당 소속 짐 셔틀 시장이 세금인상을 했다가 신임투표를 당했고, 위스콘신주에서도 스콧 워커 주지사의 주도로 반(反) 공무원 노조법이 통과된 뒤 이에 반대한 민주당 주 의원들을 겨냥한 주민소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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