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향군인회 재건 관련 불협화음의 소리를 뒤로하고 사상 최다 후보 경선의 한인회장 선거가 한창인 요즘 모든 것을 내려놓고 홀연히 먼 길을 떠난 허 균(사진 1934-2011) 선생을 그리며 이 글을 씁니다.
하와이 한국전참전용사들이 한국에 대한 뼈에 사무 친 반한 감정을 한 순간에 녹이고 오늘날의 한류 팬들이 되기까지… 하와이 한인회가 하와이 한인사회에 첫 문을 열기까지 허 균이란 선배의 희생과 봉사정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고 감히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저 뿐만이 아니라 그를 알고 있는 하와이 재향군인들과 한인들은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것입니다.
언제부터인가 당뇨병이 심해져 거동이 불편해지며 한인사회에서 멀어진 그는 투병중에도 하와이 재향군인들의 손과 발이 되어 그리고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한국방문 숨은 코디네이터 민간외교사절의 역할을 생이 다하기 전까지 마다하지 않은 정말 좋은 친구이자 동지였습니다.
하와이 한국전참전용사들은 대부분이 한국전 참전 당시 북조선 인민군 포로수용소에서 생활하며 인민군들로부터 인간 이하의 취급을 당하다 제대한 군인들로 그들은 아직도 술 한잔이 들어가면 “종간나새끼야”란 북한 인민군로부터 들었던 욕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1981년 정초 이런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초청해 주호놀룰루 총영사관에서 위로모임이 있은 이후 고인과 저는 그들의 감정을 위로하고 그들에게 한국인으로서의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습니다.
그 노력 덕분에 고인이 앞장 서 1981년 각군 동지회 간부들의 동의와 협조를 얻어 가칭 재향군인회 하와이지역회를 창립하고 그해 6월 제31주년 한국전쟁 전몰장병 추도식을 펀치볼 국립묘지에서 고인의 사회로 거행했습니다. 하와이 한인사회 첫 6.25 전몰장병 추도식이 시작된 것입니다.
그 후 고인은 재향군인들과 앞장 서 민간안보 외교활동에 적극 참여하며 한국정부로부터 향군 하와이지회 창립허가를 받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1985년에 열린 제35주년 한국전쟁전몰장병 추도식에는 현역 미군의 지원으로 합동군기단, 군악대, 예포부대까지 지원받기에 이르렀고 많은 참전용사들과 현지 군사령관, 지휘관들이 참석하는 민간안보 외교의 결실을 맺었습니다.
이 같은 소식은 한국정부에도 전해져 1986년 9월13일 재향군인회 하와이지회 창립 결실을 맺기에 이릅니다. 그해 10월 대한민국 국군의 날을 기해 하와이 한국전참전용사들의 방한 초청이 시작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제1차 방문단에는 당시 반한 감정이 높았던 인사들을 중심으로 27명을 선발해 한국방문을 주선했고 이들은 한국정부의 융숭한 대접과 대한민국의 눈부신 발전상을 돌아보고 감동을 받고 돌아와 다른 전우들에게도 자신들의 수고와 희생이 헛되지 않았음을 전하며 한미동맹의 새로운 가교억할을 하는 친한파 인사들로 변모하기에 이릅니다.
고인은 이들에게 한국은 당신들을 잊지 않고 있다는 보은의 마음과 자신들이 대한민국의 일부라는 유대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한국전참전용사단체’들을 통합하여 ‘미군 한국전참전용사회 챕터 1(KWVA Hawaii Chapter #1)단체를 창설했습니다.
하나의 유니폼을 입은 독특한 한국참전용사회를 고인의 뜻으로 조직했고 이 단체로 인해 2000-2003년 한미양국 정부가 공동 주최한 한국전쟁 50주년 기념식을 큰 준비없이도 원만하고 훌륭하게 거행할 수 있었습니다.
2011년 전반기까지 방한한 하와이 출신 한국전참전용사들은 1,015명이 됩니다.
이들은 한 마음이 되어 우리들 곁을 홀연히 떠난 고인을 애도하며 29일 오전 11시 밀릴라니 장의사에서 열리는 고인의 장례식에서 군인들의 마지막 예의를 갖추어 고인의 추도식을 거행한다고 합니다.
고인은 재향군인회의 하와이 창립외에도 1981년 하와이 한인회 창립준비위원으로도 활동하며 그의 탁월한 조직력과 기획능력을 발휘하며 한인회 설립을 주도하며 하와이 한인회장 선거풍토를 다졌습니다. 이런 고인의 공로는 한국정부도 인정해 1993년, 외무부장관 표창, 1998년 대한민국 국민포장을 수여했습니다. 언제나 다정다감하면서도 사물에 대한 직관력과 강직한 성격, 투철한 국가관으로 하와이 한인사회 발전의 초석을 다진 고인은 우리 한인사회의 숨은 지도자이자 좋은 친구였습니다. 님을 보내는 슬픈 마음 안타깝지만 이제 이승의 짐을 모두 내려놓고 편히 쉬소서. 다시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전하식
한국전 50주년 기념식 한국측
행사담당 준비위원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하와이 지회 창립 준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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