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침체, 줄일 수 있는 건 다 줄인다”
브루클린에서 델리를 운영하는 정모(50)씨는 최근 건강보험을 취소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게 매출이 크게 떨어지며 재정에 압박을 느끼던 끝에 연간 1만달러가 넘게 내야하는 현재의 보험을 포기하기로 결정한 것. 정씨는 “일반 직장인에 비해 불경기에 자영업자들이 가장 고통 받는 부분이 보험료”라며 “한 1~2년 아프지 말고 버티다가 경기가 좋아지면 다시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인한 한인들의 보험 해지가 계속 늘고 있다. 건강보험과 생명 보험은 물론 폐업으로 인한 비즈니스 보험 해지까지 증가해 불경기가 본격화 되던 2009년에 비해서도 20% 정도 늘어났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해약자의 대다수는 자영업주들이다.
베스트보험의 박상호씨는 “자영업자들이 보험금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해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일부는 장기간 불입해 쌓인 보험료를 사업자금 용도로 미리 빼 쓰기 위해 해약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경향은 특히 보험료가 크게 오른 뉴저지에서 자주 나타나고 있다. 뉴저지 동이보험의 앤디 조씨는 “지난해에 비해 거의 30%나 오른 보험료 때문에 플랜을 바꾸거나 아예 해지하는
경우가 예년보다 잦아졌다”며 “보험료 부담이 훨씬 낮았던 뉴욕도 최근 두자리수 비율로 올라가는 추세”라고 밝혔다.
보건국 자료에 따르면 건강보험 미 가입자수가 현재 5,000만명에 이르고 이중 2,000만명 이상이 자영업자 또는 스몰비즈니스 종사자다. 매년 10% 이상 보험료가 오른 2000년 이후 건강보험 미가입자 수는 거기에 비례해 연간 50만명씩 늘고 있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한인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보험을 해지할 때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가입 후 2년안에 해약하면 불입한 원금도 거의 못 찾는 등 재정적인 손실을 겪는 것 뿐아니라 재가입 할 때도 신규가입자로 분류되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것. 메트라이프의 김유경씨는 “재가입시 심사가 까다롭고 보험 요율이 크게 오르기도 하며 거부되는 사례도 있다”며 “장기적으로 판단해 신중하게 해약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보험 가입자는 줄고, 보험 해약자는 늘어나면서 보험업계도 전반적으로 침체 분위기다. 한 보험 에이전트는 “신규 고객을 찾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어렵게 계약을 한 고객들이 미처 1, 2년도 안되어 해약 요청을 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며 “영업 실적이 줄어서 심하게 압박을 받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박원영 기자>C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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