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축경기 부진한ㄷ에 중국계 저가공세 극심
▶ 10년전 보다 공사비 오히려 줄어
17일 협회사무실에서 박원용 회장(중앙)을 비롯해 김일형 이사장(왼쪽부터), 이민호 위원장, 허영호 전회장, 배원삼 사무총장 등 임원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최근의 어려운 상황을 털어놓고 있다.
장기적인 건축, 건설 경기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인 기술인들이 중국계의 저가 공세에 맞서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인 기술인들에 따르면 플러밍, 전기, 철공, 유리 등 각 분야에서 한인 임금에 평균 30~50% 수준에 불과한 중국계 기술인들이 그 동안 한인들이 맡았던 일자리들을 빠른 속도로 잠식하고 있다. 특히 건축 경기가 뚝 떨어진 최근 2년 사이에 저가공세는 더욱 극심해져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플러밍업에 종사하고 있는 기술인협회 이민호 운영위원장은 최근 아스토리아의 건설 현장에 참
여한 일화를 소개했다. 한인 업체 컨소시엄이 6만 2,000달러를 입찰할 때 중국인 업체는 2만7,000달러의 견적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한인들은 최저 하루 200달러에서 250달러를 받아왔는데 중국인은 하루 일당 80달러로 견적을 낸다는 의미”라며 “이래가지고 무슨 경쟁이 되겠느냐”고 허탈해했다.
다른 기술 업종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전기기술자인 박해만씨는 “우리가 1만2,000~1만3,000달러 견적을 낼 때 그쪽(중국계)은 절반인 6,000달러 미만으로 들어온다”고 말했고, 한 철공기술인은 “쇠창살 하나 만들어주는 가격이 1,000달러 수준으로 10년전보다 오히려 300달러 이상 줄었는데 모두 중국인들과의 가격 경쟁 때문”이라고 밝혔다.
주방업을 하고 있는 김일형 이사장은 “업종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경기가 좋았던 2000년 중반에 비해 평균 30% 이상 임금이 줄어든 것은 확실하다”며 “영어와 라이센스 문제로 주류사회의 일자리는 맡지 못하고 밑으로는 저임금 타인종 기술자에 밀리며 중간에 끼인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중국계 기술자들이 한인기술인들의 영역을 파고들기 시작한 것은 물론 전체적인 일자리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벼룩시장 등 한인 매체에 광고를 내기 시작했고 저렴한 인건비에 매력을 느낀 한인 의뢰인들도 차츰 일거리를 이들에게 넘기고 있다. 또한 메인 스트릿 인근에 중국기술자들이 대규모 인력 시장을 형성하며 퀸즈 인근 현장에 발빠르게 투입되고 있다.
보안업체 DTS 대표인 박원용 기술인협회장은 270여 업체로 파악되는 한인 기술인 시장이 중대한 기로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박 회장은 “한국에서의 경험과 기술을 살릴 수 있고 맨손으로 뛰어들 수 있었던 기술업은 지난 25년간 한인 이민자들에게 중요한 업종이었다”며 “시장 잠식을 우려만하지 말고 우리도 적극적으로 백인을 포함한 타인종 시장에 도전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다른 직능단체와 다르게 회원들의 업종이 세분화 되어 있
어 협회 차원에서의 활동이 미비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대형 건설현장에 공동으로 뛰어들 수 있도록 전문 교육을 강화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사업도 계획중이라고 밝혔다. <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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