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주립대 태평양-동양학과의 에드워드 J. 슐츠(67) 학장이 주축이 되어 2003년부터 시작한 삼국사기(三國史記) 중 고구려본기(高句麗本紀)의 영역작업이 완료되어 지난 5월 책으로 발행됐다.
삼국사기는 고려 인종의 명을 받아 김부식이 본기, 연표, 지, 열전 등으로 구성한 기전체로 완성시킨 정사로 1권부터 3권까지는 역사학자 케네스 J.H. 가디너, 4권부터 6권까지 슐츠 학장, 그리고 9권부터 12권까지는 하와이대 도서관 내 한국도서 콜렉션을 관리해 오던 다니엘 C. 케인 사서가 번역을 맡았고 슐츠 학장 본인과 은사 강희웅(Hugh H.W. Kang) 하와이대 명예 역사학 교수가 감수했다.
슐츠 학장은 10년 전 고구려사를 자신들의 역사에 편입시키려는 중국의 동북공정 문제가 이슈화 됐을 때 강희웅 교수와 오랜 교분을 맺어 온 당시 정신문화연구원의 장을병 원장의 번역 의뢰로 이번 프로젝트가 시작된 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더불어 5년 전부터는 신라본기의 번역을 강 교수와 함께 시작했고 이미 작업이 완료돼 올해 말 출간을 앞두고 있다는 것.
백제본기는 웨슬리언 대학의 조나단 W. 베스트 교수가 이미 완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슐츠 학장은 이미 30년 전 한국사 관련서적으로는 처음으로 하버드대학의 에드워드 웨그너 한국학 교수와 함께 역사학자 이기백의 한국사신론(韓國史新論)을 번역해 교과서로 채택된 바 있고 지금은 4명의 다른 학자들과 함께 조선 문종 때 완성된 편년체 역사서 고려사절요(高麗史節要)를 번역하고 있다.
슐츠 학장이 번역을 담당한 부분은 본인이 대학원시절 박사 논문의 주제로 선택하기도 했던 무신정권(1170-1270) 시대이다.
슐츠 학장은 한편 “삼국사기는 역사서로써 무척 중요한 자료이기는 하나 당시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 등을 보다 생동감 있게 엿볼 수 있는 삼국유사의 가치도 매우 높다”고 전하며 “그러나 삼국유사는 이미 누군가에 의해 영문으로 번역이 된 상태여서 손을 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슐츠 학장은 삼국사기나 조선왕조실록 등 많은 사료가 남아있는 시대들과는 달리 고려의 경우 “약간 애매한 면이 없지 않다”며 “그 때문에 고려에 대해 더 연구해 보고 싶고 더 애착이 간다”며 차기 프로젝트로 고려사절요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슐츠 학장은 역사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역사를 모르면 지금 자신의 정체성을 어디서 찾을 수 있겠는가? 역사는 그 것을 아는 이에게 힘과 용기를 준다. 미국 아이들의 경우 학교에서 미국의 역사 외에도 다른 나라의 역사에 대해서도 배우고 있지만 주로 중국과 일본의 역사를 중심으로 다뤄져 어떤 학생들은 한국에는 역사가 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간혹 목격되고 있다. 그래서라도 이번 프로젝트가 보다 많은 미국인들에게 한국의 역사를 증거할 수 있는 자료로 사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와이 한인이민100주년기념사업에도 깊이 관여했던 슐츠 학장은 부인과 두 아들, 며느리들, 손자 1, 손녀 4명의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인 손자가 종종 ‘할아버지는 한국사람’이라고 말할 정도로 슐츠교수의 한국사랑은 한국역사의 연구로 실천하고 있다.
<김민정기자>
<사진설명: ▲에드워드 슐츠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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