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건발생 2년 돼 가는데 해결기미 요원…미제사건 우려
▶ 이제라도 범한인사회 차원 적극적 수사요청 필요성 대두
암투병 부인 최연숙씨도 별세
지난 2009년 12월 30일 밤, 시카고 한인타운 인근 포스터길 소재 자신이 운영하던 환전소 인근에 주차된 자신의 차 트렁크안에서 피살체로 발견된 고 최준씨 살인사건이 발생 1년 10개월이나 지났는데도 아직 범인이 검거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영구 미제사건으로 남게 하지 않기 위해서 지금이라도 범동포사회 차원의 적극적인 수사요청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인커뮤니티 전체가 이 사건에 대해 관심이 높다는 점을 부각시킨다면 경찰이 수사에 좀더 힘을 쏟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시카고 5지구 형사대는 사건 발생 후 최씨가 운영하던 환전소 인근 성국장로교회의 CCTV 등을 중심으로 단서를 찾기 위해 수사를 펼치는 등 적극적이었지만 발생 4개월가량이 지난 시점부터는 ‘수사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으며 이렇다 할 진척이 없는 것 같다’고 밝혔고 그 이후부터는 수사에 아무런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경찰이 희생자가 소수민족이어서 최선을 다하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한때 한인회 등이 중심이 돼 범한인사회 차원에서 경찰서를 방문, 사건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었으나 흐지부지된 채 이렇다할 움직임은 아직까지도 없는 실정이다.
지난해 4월 최씨 유가족측은 “얼마전 한 백인여성이 성폭행을 당한 후 살해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 해결을 위해 모든 주민들이 시신을 찾아 나서고 경찰서를 방문하는 등 노력을 펼치자 범인이 비교적 빨리 검거됐었다”며 “우리 사건 역시 보다 많은 한인들이 관심과 힘을 보태주신다면 경찰이 좀더 성의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최준씨 사건은 유가족들에게만 악몽이었을 뿐 한인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사라졌고, 사건 발생 2년 가까이 되는 시점임에도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16일 수사 진척 상황을 확인하기위해 본보가 시카고시경찰 공보관실 관계자와 통화를 했으나 “아직까지 5지구 형사대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답변만 들었을 뿐 그 외 자세한 사항은 들을 수 없었다.
이에 따라 비록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한인회를 중심으로 하나가 돼 수사당국을 대상으로 사건해결을 바라는 한인사회의 목소리를 강력하게 전달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카고에 거주하는 데이빗 송씨는 “경찰이 희생자가 한인이기 때문에 수사를 대충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수사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는 것”이라며 “여러 사람들의 시선이 쏠릴 경우 경찰 입장에선 그만큼 수사에 더 많은 인원을 배치한다든지 등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한인단체장은 “바로 이런 일에 한인회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년 한인회 50주년 기념행사 준비도 중요하다. 하지만 동포들의 애환과 고통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일에도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종갑 한인회장은 “개인적으로는 늘 고 최준씨 사건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다. 조만간 임원, 이사진들과 만나 한인회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윤모 전 IL 주인권국 연구기획실장은 “개인적으로 사건이 오리무중이라니 답답할 따름이다. 사실 인권국은 인종차별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곳이기 때문에 형사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따라서 고 최준씨 사건이나,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고형석씨 사건처럼 형사법과 관련한 인권문제 해결을 위해선 이 분야를 별도로 다루는 인권단체의 도움이 필요한데 한인사회엔 전무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 최준씨의 부인으로 그동안 암투병 중이었던 최연숙씨가 지난 7월 세상을 떠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암환우회 손경미 회장에 따르면, 고 최연숙씨는 임종이 가까워 오면서 암환우회를 비롯해 주변과도 일체 연락을 단절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으로는 2명의 딸과 아들 1명이 있다.
<박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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