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샴버그 복음장로교회 주차장서…가방안 타월에 싸여
▶ 생후 2~3일된 여아, 건강상태 양호
아기를 맨 처음 타월에서 꺼낸 복음장로교회 송치봉 장로가 24일 오후, 본보를 비롯한 한인 및 현지 언론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샴버그 타운내 한인교회에서 한인으로 추정되는 신생아가 장을 볼 때 사용되는 마켓용 천 가방에 담겨 유기된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복음장로교회 박선동 담임목사, 송치봉 교육장로 등에 따르면, 교회에서 아기가 발견된 시점은 지난 23일 주일예배가 끝난 후인 오후 2시쯤. 이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한 가족은 대예배와 친교시간이 끝난 후 귀가하기 위해 차에 도착했을 당시 조수석쪽 거울에 초록색의 마켓용 천가방이 걸려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가방안에 테디베어 인형과 타월 등이 들어 있는 것을 보고는 ‘누군가 잃어버린 가방’이라고 판단하고 주인이 물건을 되찾기 용이하도록 교회 로비안 테이블 위해 얹어 놓았다. 이 가방은 그대로 테이블 위해 30분가량 놓여 있었는데 갑자기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자 당시 교회안에 남아있던 신도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소리를 들은 일부 교인들은 아기가 가방 안에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놀라 마침 당회가 열리고 있었던 회의실로 뛰어갔으며, 교인들의 설명을 듣고 회의 중이던 교회 송치봉 장로가 테이블로 가 처음으로 붉은 빛이 도는 타월을 벗겨내고 아기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송 장로가 아기를 맨 처음 꺼냈을 당시 병원에서 태어난 것이 아님을 짐작케 하듯 탯줄이 그대로 몸에 말라붙어 있었다. 아기를 발견한 후 교회측은 곧바로 911에 신고, 경찰과 소방대가 출동해 아기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며 검진 결과 건강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기는 여아로 몸무게가 7파운드이며 병원에서 퇴원하면 주아동가족보호국에서 보호하게 된다. 아기는 아시안계로 한인교회에서 발견됐다는 점에서 어머니가 한인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교회측은 현관에 ‘당신이 아기의 엄마일 경우 샴버그 경찰로 전화해 달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붙여 놓았다.
송치봉 장로는 “처음 발견했을 당시 아기의 몸에 붙어 있는 탯줄을 봤을 때 태어난 지 한 2~3일밖에 안된 것 같았다.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던 아이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며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딸아이를 버려야 하는 엄마의 심정을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했다”고 전했다. 그는 “마침 아기가 울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큰일 날 뻔했다. 교회가 월요일엔 문을 열지 않기 때문에 만약 아기가 조용히 있었다면 적어도 하루 반나절 가량은 그대로 테이블 위해 놓여 있었을 것이고 그랬다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송 장로는 또 “아기가 한인교회에서 발견됐다는 점에서 엄마 역시 한인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우리 교회와 관계있는 사람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우리 교인들은 가족처럼 지내고 있어서 서로가 서로의 상황에 대해 잘 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박선동 담임목사는 “엄마가 아기를 버렸다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그러나 아기의 입장에서 봤을 때 사람들이 많은 교회에서 발견됐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다행스런 일이요 하나님의 은혜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인적인 생각에는 그래도 아기는 엄마나 가족들이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그들이 나타나길 내심 기대해 본다”고 바람을 전했다.
샴버그 경찰은 아기와 관련된 정보를 아는 주민들의 제보(전화: 847-882-3534)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사건은 시카고 트리뷴, 선타임스, NBC, ABC, CBS 등 주요 언론에서도 크게 보도됐다.
한편 일리노이주법에 의하면, 신생아를 낳았으나 키울 수 없는 부모들이 병원, 경찰서, 소방서 등 특정 장소에 아기를 놓아두면 처벌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교회는 그 특정장소에 포함되지 않는다.
<박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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