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고야비치 전 IL주지사가 14년형을 선고받은 후 부인 패티가 지켜보는 가운데, 어두운 표정으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 승리로 공석이 된 일리노이 연방상원의원석에 대한 매관매직 시도 등의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로드 블라고야비치(54) 전 일리노이주지사에게 징역 14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7일 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다운타운 시카고 연방법원에서 열린 최종 선고공판에서 제임스 제이글 판사는 14년 실형과 함께 2만달러의 벌금형도 아울러 선고했다. 2008년 당시 재선 주지사였던 블라고야비치는 공석이 된 연방상원의원 지명권을 갖는 주지사 권한을 이용해 제시 잭슨 주니어 연방하원의원(민주)을 오바마 후임에 지명하는 대가로 150만달러의 정치자금을 얻어내려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오바마에게 후임자를 직접 고르게 하는 대신 내각에 등용되거나 정부 고위직을 얻을 방법을 모색하고 시카고 어린이병원과 일리노이주 경마협회 등에 2만5천~10만달러의 정치자금 기부를 강요한 혐의도 받고 있다.
오는 10일 55세 생일을 맞는 블라고야비치는 늦어도 내년 2월 16일부터는 수감생활을 시작해야 한다. 그는 연방법에 의거, 선고 형량의 85%인 최소 12년 이상을 복역해야 가석방 대상이 될 수 있다. 변호인단은 "블라고야비치가 개인적인 용도로 뇌물을 착복하지 않았고 정치자금을 요구하다 미수에 그친 점" 등을 강조하며 "재임 중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6년반 형을 선고받은 조지 라이언 전 일리노이주지사(1999~2003 재임)보다 형량이 길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제이글 판사는 "블라고야비치가 잭슨 의원측으로부터 실제 이 돈을 받지 않았다 해도 제안된 현금 액수가 형량을 결정짓는데 고려되어야 한다"는 검찰측 주장에 동의했다. 또 제이글 판사는 "블라고야비치가 보좌진에 책임을 전가하려 하지만 그는 범죄 행위들을 직접 주도한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블라고야비치는 최종 선고에 앞서 "나의 언행이 법을 어기는 것인줄 몰랐다"면서 "실수와 어리석음을 통감하고 그릇된 행동과 언어를 뉘우친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검찰이 구형한 15~20년 형량을 크게 줄이지는 못했다.
블라고야비치는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된 지 1주일 만인 2008년 12월 9일 새벽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에 의해 자택에서 체포됐다. 당시 검찰은 블라고야비치의 전화 통화 내용을 감청해 비리 혐의를 찾아냈다. 부정부패 등에 관한 24개 혐의로 기소돼 2009년 1월 주의회에서 탄핵된 블라고야비치는 지난해 7월 열린 첫 재판에서 FBI에 대한 허위진술 1개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 평결을 받았다. 당시 배심원단은 나머지 23개 혐의에 대해서는 평결을 내리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6월 매관매직과 관련된 11개 혐의를 비롯 총 20개 혐의에 대해 재심을 받은 결과, 이 가운데 18개 혐의에 대해 유죄평결을 받았다.
세르비아계 이민 2세로 어려서 구두닦이와 철강공장 노동자로 일하기도 했던 블라고야비치는 쿡카운티 검사와 주하원의원, 연방하원의원 등을 거쳐 2002년 주지사에 첫 당선됐으며 2006년 재선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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