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를 아우르는 대표 단체로 거듭나는 노력이 필요한 싯점

미주한인 이민종가 하와이를 대표하는 단체로 ‘한인회’ 와 더불어 손꼽히는 단체가 바로 ‘미주한인재단(옛 한미재단)’이다.
2003년 미주한인 이민100주년 기념사업 성공 개최는 1960년대 후반부터 하와이로 건너와 생활터전을 잡은 이민 1세대들에게 당시 ‘한인이민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의 활동 참여를 통해 단체운영 시스템과 리더로서의 역할을 배우는 시간을 갖게 했다.
또한 단절되었던 2,3세 세대간의 소통의 물꼬를 트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는 14대로 그 맥이 끊어 질 것으로 생각되었던 당시 애물단지 한인회를 지난 10여년간 정상화 노력을 통해 21대 한인회로 역사의 맥을 잇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 원동력의 근간에는 미주한인이민100주년기념사업을 주도하며 리더로서의 솔선수범을 후배들에게 보여 준 김창원 원로의 리더십이 자리하고 있음을 부인 할 수 없다.
주류사회에 뿌리깊게 삶의 터전을 다진 사탕수수농장 한인 이민선조들의 후손들인 2,3세들에게는 미주한인이민100주년기념사업은 한국인이란 자긍심을 갖게 했고 하와이 코리언 커뮤니티의 일원으로서의 자신들의 역할에 대해 눈을 뜨게 됐다.
이렇듯 한인 이민세대간 화합을 주도하며 다민족사회 하와이에서의 한인사회 위상을 높이는 업적을 이룬 이민100주년기념사업추진원회는 1993년 이민90주년기념사업을 시작으로 2003년까지 임무를 완수하고 2004년 미주한인재단(발족 당시엔 한미재단)을 새롭게 탄생시키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당시 김창원 미주한인이민100주년기념사업회총회장이 솔선수범 기부한 후원금 과 동포사회 3달러 모금운동 등으로 모아진 100여만달러를 종자돈으로 2004년 본격적으로 발족한 미주한인재단은 1월13일을 전후해 열리는 미주한인의 날 기념식과 매년 7월에 열리는 코리언 페스티벌 외에도 한국문화를 후손들에게 알리는 한인단체들을 후원하며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미주한인재단의 동포사회내 불편한 진실은 지난 10여년간 두둑한 종잣돈을 깔고 앉은 은둔단체로 동포사회에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불편한 진실 속내에는 세대간의 소통부족으로 인한 커뮤니티와의 단절이 큰 요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1.5세 초대회장이 활동했던 이민 101, 102주년 당시만해도 미주한인재단은 1세 커뮤니티와 적극 소통하며 새 이민 200년 역사 만들기 주역으로 한인사회 차세대 일꾼을 발굴하고 커뮤니티 역량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창구역할을 해 나갈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했었다.
불행하게도 이 같은 기대감은 언제부터인가 사라지고 두둑한 종자돈을 그나마 양심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2세 중심의 은둔단체로 변모했다.
그러나 미주한인재단은 이제 본격 이민 110주년을 준비해야 하는 주관단체로 커뮤니티의 새로운 관심을 받고 있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이민100주년기념사업 정신을 이어가는 단체로서의 정체성을 되찾아 이사장 이하 이사진들 모두가 제2의 김창원 회장의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이를통해 하와이 한인사회에 새로운 세대간의 화합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주도해 가며 명실공히 하와이 한인사회 세대를 아우르는 대표단체로 거듭나는 노력이 필요한 싯점이다.

<신수경기자>

<사진설명: 미주한인재단 주최로 이민110주년기념사업을 위한 첫 준비 모임이 지난 1월 그리스도 연합감리교회에서 열리고 있다. <본보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