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투어 나비스코 챔피언십
연장 첫 홀서 박지은 이어 두번째 코리안 우승한국의 유선영(26)이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한국 선수로는 두번째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오랜만에 대만의 청야니를 꺾고 한국 선수가 우승하는 쾌거였다.
유선영은 1일 란초 미라지 미션힐스(파72 6738야드)에서 끝난 시즌 첫번째 LPGA 투어 메이저대회 연장 첫번째 홀에서 김인경을 버디로 제치고 나비스코 대회의 명물 ‘포피스 연못’에 빠지는 영광을 안았다. 유선영과 김인경은 정규홀에서 합계 9언더파 279타로 동타를 이뤄 연장전을 벌였다. 유선영에게는 메이저 대회 첫번째 우승이자 LPGA 투어 2승째다. 우승 상금은 30만달러.
이변이었다. 17번홀(파3)에서 김인경이 버디를 낚아 10언더파를 작성하며 2004년 박지은에 이은 한국 선수 우승자 배출을 기다리는 듯했다. 1타 뒤진 유선영은 9언더파로 이미 스코어를 제출해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우승의 신은 김인경을 점지하지 않았다. 최종 18번홀(파5)에서 래귤러 온을 한 김인경은 투 퍼트만 하면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이었다. 첫번째 퍼트가 홀을 빗나갔다. 두번째 퍼팅 거리는 18인치에 불과해 우승은 떼논 당상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게 웬일인가. 김인경의 챔피언십 퍼팅이 홀컵을 맞고 돌아 버렸다. 어처구니없다는 듯 김인경은 캐디를 쳐다보았다. 이럴 수가 있을까라는 표정이었다. 우승을 눈앞에서 놓치면서 분위기는 유선영으로 사실상 넘어갔다. 다행인 점은 누가 이겨도 한국 선수의 몫이라는 점이었다. 김인경의 보기로 동타가 돼 둘은 18번 연장홀로 이동했다. 세번째 샷으로 나란히 레굴러 온을 했다. 김인경의 샷이 아래쪽 그린 웨지에 떨어졌다. 유선영은 9피트에 붙였다. 내리막 퍼트라인이어서 버디가 쉽지는 않았다.
먼저 시도한 김인경의 퍼트가 짧았다. 이제 우승은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 없었다. 유선영의 퍼팅은 홀컵으로 빨려 들어갔고 펄쩍펄쩍 뛰며 캐디를 껴안으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지난 2010년 사이베스 매치플레이 우승 이후 두번째 품에 안은 LPGA 투어 트로피다.
이번 대회에 강력한 우승 후보 대만의 청야니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의 기세에 밀렸다. 청야니는 18번홀에서 버디를 놓쳐 8언더파 3위로 아쉬움을 달랬다. 그동안 숫자만 많았을 뿐 청야니의 독주에 들러리를 섰던 코리안 시스터스들은 유선영의 우승을 포함해 공동 8위 10명까지 6명이 리더보드 상단을 장식하며 한국 골프의 위상을 높였다. 첫날 선두 양희영과 서희경은 7언더파 공동 4위, 유일하게 메이저대회 가운데 나비스코 챔피언십이 없는 박세리와 최나연은 6언더파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쳤다. 청야니와 3라운드 공동선두였던 스웨덴의 카리 쇼딘은 7언더파 공동 4위에 머물렀다.
<란초 미라지-문상열 객원기자>
 |
어깨가 축 늘어진 김인경(왼쪽)과 캐디를 끌어안은 유선영의 모습이 대조적이다. <AP> |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