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려한 경주마 아닌 꾸준한‘일마’스타일 스타
▶ 독실한 신앙 힘입어 안정 찾고 첫 메이저 우승
US오픈 트로피를 치켜든 웹 심슨에 모든 포커스가 모아지고 있다.
세계 골프에서 가장 험난한 테스트로 통하는 메이저대회 US오픈은 종종 화려한 ‘경주마’(race horse) 스타일의 수퍼스타들을 제쳐두고 꾸준하게 뛰는 ‘일마’(workhorse) 같은 스타일의 선수를 챔피언으로 낙점하곤 한다. 지난 10년간 우승자들을 보면 라티프 구슨, 루카스 글로버, 마이클 켐벨 등이 모두 후자 스타일에 해당되는 선수들이었다.
17일 샌프란시스코 올림픽클럽에서 막을 내린 올해 112회 대회 우승자인 웹 심슨(26) 역시 이 범주에 해당되는 선수다. 지난해 PGA투어 첫 2승을 따내 정상급 선수로 떠올랐지만 그럼에도 불구, 조용하고 특별히 눈에 띄지 않는 스타일의 그를 이번 대회 우승후보로 꼽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 대회에 오기 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과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잇달아 컷 탈락했기 때문이다. 모든 포커스는 ‘돌아온 황제’ 타이거 우즈와 ‘디펜딩 챔피언’ 로이 맥킬로이, 매스터스 챔피언 버바 왓슨 등 화려한 스타들에게 맞춰졌고 우즈가 첫 이틀간 우승권에서 맴돌면서 모든 시선은 우즈에게로 모아진 듯 했다.
하지만 우즈는 주말 이틀간 75타와 73타를 치며 무너졌고 그를 떠난 시선들을 붙잡은 것은 2003년 US오픈 챔피언 짐 퓨릭도, 2010년 챔피언 그램 맥도웰도 아니라 심슨이었다. 이날 퓨릭과 맥도웰, 두 공동선두에 4타 뒤진 채 공동 8위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간 심슨은 2번과 5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우승권에서 영영 멀어진 듯 했으나 6, 7, 8번 3연속 홀에 이어 10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공동선두로 올라선 뒤 나머지 8개홀을 파로 마무리하고 클럽하우스로 향했다. 그리고 남은 선수들이 차례로 무너지며 우승트로피는 심슨의 품 안에 안겼다.
지난 2009년 PGA투어에 데뷔한 심슨은 사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윈덤 챔피언십과 도이체뱅크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상금랭킹 선두를 달리던 그는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루크 도널드에 우승을 내주는 바람에 아쉽게 상금왕을 놓쳤으나 미국골프를 대표하는 새로운 스타로 확실한 입지를 굳혔다.
심슨과 같은 웨이크 포리스트 출신으로 그의 정신적 멘토이기도 한 골프의 전설 아놀드 파머는 18일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누군가 내게 일요일 아침 누가 우승할 것 같느냐고 물었을 때 나는 웹 심슨이라고 말했다”면서 “그는 뛰어난 플레이를 하고 있었고 선두에서 약간 뒤처진 위치에서 부담없이 경기할 수 있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지난 2010년 ‘Youth For Christ Golf Challenge’라는 청소년 골프대회를 개최하기도 한 심슨은 경기 후 “마지막 3홀에서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은 기도를 한 것 같다”면서 “너무 떨렸는데 기도를 통해 안정을 찾았다”고 밝혔다. 18일 ESPN 라디오 스캇 밴 펠트쇼에 출연한 그는 “우승 직후 밤 비행기를 타고 샬롯으로 돌아가기 위해 웬디스에 들려 햄버거로 저녁을 때우고 비행기에서 잠을 잤다”면서 “아직도 US오픈 우승을 실감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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