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국가들에게 해당 되겠지만 특히 한국인이 요즘 입버릇처럼 되새기게 되는 말이 있다면 “정말 이러면 안 되는데” 란 푸념의 말일 것이다. 교계, 교육계, 산업계, 언론계, 체육계, 문화계,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어느 곳 하나 신뢰할만한 곳이 없어 아우성들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우려되는 곳이, 염려를 넘어 낙담에 이르렀지만 포기할 수도 없고 포기해서도 안 되는 곳이 ‘정치계’가 아닌가 싶다.
그런데 이상스럽게도 “정치계가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모든 일들이 안 되는 쪽으로만 기울어져가고 있는 것 같다. 우리들은 모두가 역사를 만들어가는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왜 가서는 안 되는 길로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가? 왜 여전히 불량 정치인들에게 표를 던져 스스로 생산해 내면서 불평을 하고 있는가? 이처럼 우리가 자신들의 의사에 반하여 살아간다면 우리는 마치 홍수에 떠내려가는 사람들인 셈이다. 이 시대를 덮고 있는 ‘금전만능’, ‘쾌락만능’, ‘개인주의 만능’의 대세에 떠밀려 혼돈과 더러움의 탁류 속에 휘말려 아우성치며 본의 아닌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누구든지, 오늘의 풍조에 브레이크가 걸리고 밝고 맑은 흐름으로 세상이 바뀌어야 하며, 이를 내가 못하면 누군가가 혹은 어떤 사상이 또는 새로운 시스템이 이를 감당해 주시기 바라고 있다.
“내게 지구 밖에 한 거점을 달라. 그러면 지구를 밀 수 있다” 라고 희랍의 어느 철학자가 말했다고 한다. 그렇다. 이 잘못된 사회 풍조 속에 삶의 거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이 거센 탁류를 막을 길이 없다. 더욱이 이미 더러워진 몸을 가지고는 꿈도 꿀 일이 아니다. 이 시류를 거슬러 새로운 풍토를 세울 수 있는 사람은 이 땅 밖에 삶의 거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어야만 한다.
그래서 지금 한국에는 ‘안철수 신바람’ 이 불고 있는 것이다. 확신은 없지만 기대는 하는 것이다. 그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이 시작됐다고는 볼 수 없으나, 아직까지는 드러난 삶으로 보아 결정적인 과오는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국가 지도자로서의 확고한 신념을 나타내지 못함은 유감이다.
즉 ‘국가와 국민에 대한 사명감’을 표현하는데 인색했다는 말이다. 대권을 위한 몸 사림이 지나치다면, 기존 정치인의 정치 기교에 유혹을 받는다면, 현재 온 국민의 열망을 채워줄 곳에 자리매김할 인물이나 역할이 될 수 없다고 본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몸 바쳐 싸웠던 독립투사들이 오늘날에도 존경받는 것은 그들의 재물이나, 학식이나, 인격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들의 목숨 바쳐 나라사랑했던 그 ‘뜨거움’ 과 ‘사명감’ 때문이다.
오늘날의 리더십이 과거의 리더십과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나 그것은 방법론과 적용론에서 그렇지 지도자의 ‘뜨거운 사명론’ 에서는 결코 변함이 없다. 떠밀려서 단상에 오른 지도자에겐 항시 국민적 불안감을 지울 수 없으나, 사자후를 토하며 내가 왜 지도자가 되어야 하는지를 설득할 수 있는 참신한 자에게 사람들은 박수와 성원을 보낼 것이다.
대통령이 누가되든 그것에 큰 영향을 받을 만큼 한국이 불안정한 나라와 국민은 아닌 것으로 안다. 다만, 고질적이며 제도적인 정치와 사회부정과 성추문, 법질서 준수 및 집행에 대한 후진성 등 문화 선진국으로 도약에 걸림돌이 되는 불합리에 대한 ‘뜨거운 사명감’을 가진 자라면 안철수가 아닌 다른 지도자라도 대통령이라는 직위를 감당했으면 좋겠다. 정치 지도자뿐 아니라 모든 사회 각층의 지도자들이, 새로움을 열망하여 만들어 놓은 ‘안철수 자리’에 자기 자신을 대비시켜 스스로를 돌아보았으면 한다.
슈바이처는 자기를 필요로 하는 아프리카를 찾아 일생을 바쳤고, 간디는 자기 민족 인도를 위해 그의 생을 주고 갔으며 동작동 국립묘지에 누워있는 젊은이들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드렸다. 모든 사명에는 서약과 의무의 실천이 요구된다. 남들이 보기에는 하찮은 일일지라도 자기의 모든 재능을 바쳐야만 사명은 또한 완수된다. 힘겨운 완수를 위해 의무감의 확신이 필수 요건임은 더 말해서 무엇하랴! dahn19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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