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센트럴파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앤디 머리. 그는 10일 US오픈 우승으로 자신과 영국의 한을 한 방에 날려버렸다.
10일 앤디 머리(25)의 US오픈 우승은 자신과 영국의 ‘메이저 대회 무관의 한’을 한꺼번에 날려버린 것이었다.
머리는 이날 뉴욕 플러싱 메도우스의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벌어진 올해 마지막 메이저 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4시간 54분 혈전 끝에 노박 조코비치(25)를 3-2(7-6<10> 7-5 2-6 3-6 6-2)로 꺾고 꿈을 이뤘다. 4전 5기 만에 메이저 우승의 감격을 누리고 영국인 선수 징크스도 깨뜨린 것.
머리는 이전까지 2008년 US오픈, 2010년과 2011년 호주오픈, 올해 윔블던 등 모두 네 차례 결승에 올랐지만 우승의 문턱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자국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정상에 오른 머리는 그 기세를 이어 US오픈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우승이 확정되자 머리는 잠시 코트에 웅크리고 앉아 머리를 감싸쥐고 기뻐하다가 곧 일어나 담담한 표정으로 우승을 받아들였다.
특히 머리는 1936년 이 대회 우승자인 프레드 페리 이후 76년 만에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른 영국인이 돼 기쁨이 더했다. 영국 테니스가 80여 년 가까이 메이저대회 우승을 정복하지 못하자 영국인 선수가 메이저 대회 우승을 이루지 못한다는 ‘영국인 징크스’까지 생긴 상태였다.
2004년 프렌치오픈 4강에 오른 팀 헨만이 ‘영국 징크스’를 깨뜨릴 희망으로 떠올랐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고 최근엔 머리에게 그 기대가 쏠렸다.
머리와 같은 스코틀랜드 출신의 영화배우 숀 코너리와 영국 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직접 나타나 머리를 응원한 이유가 있었고, 영국인의 숙원을 등에 진 머리는 이번 우승으로 영국 테니스의 우승 갈증을 단박에 해소했다.
한편 머리는 코치 이반 렌들에 대한 고마움도 표시했다. 선수 시절 렌들은 1982년부터 3년간 US오픈 결승에서 내리 준우승에 그친 후 심기일전해 1985년부터 3년간 US오픈 결승을 휩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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