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입지전적 인물이었다. 상고밖에 나오지 못한 학력으로 판사가 되고 변호사로도 잘 나가다 인권 투사로 변신해 국회의원이 된다. 청문회에서 이름을 날려 스타가 되고 대권에 도전, 극적으로 당선된다. 한 때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모았던 노무현 이야기다.
그는 자기가 당선되면 매년 경제를 7% 성장시키겠으며 정의가 승리하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고 한반도에 평화를 영구 정착시키겠다고 했다. 자기를 당선시켜준 당을 쪼개 소수당이 됐으나 탄핵 역풍 덕에 국회 과반수를 차지하며 제대로 일을 해 볼 수 있는 여건까지 마련됐다.
그럼에도 노무현 집권 5년 동안 한국은 한번도 7% 경제 성장을 이룬 적이 없다. 김대중의 햇볕정책을 계승해 북한에 대한 무조건적 원조를 계속했으나 돌아온 것은 2006년 첫 핵실험이었다. 부자 중과세를 위한 종부세는 아파트가 전 재산인 중산층의 부담만 가중시켜 심한 반발을 불러왔다. 집권 말기 그의 인기는 바닥을 기었고 보좌관과 가족의 뇌물 스캔들까지 터지면서 정치 생명은 사실상 끝났다.
그의 뒤를 이어 집권한 이명박 또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샐러리맨으로 출발해 초고속 승진을 거듭한 끝에 재벌기업 회장이 되고 서울 시장에 당선돼 개발의 상징 고가도로를 허물고 대신 환경 친화정책의 상징이 된 청계천을 복원시켰다. 그 때 보여준 추진력과 비전은 국민들을 감동시켰고 노무현의 실정과 대비되면서 역대 사상 최고 표차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 역시 연 7% 성장과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경제강국 등 소위 747 공약을 들고 나왔지만 이 중 실현된 것은 하나도 없다. 국민 모두가 잘 사는 사회, 일자리가 넘치는 사회도 실현되지 않았다. 이제 임기 몇 달을 남겨 놓은 이명박의 인기 또한 바닥을 기고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은 그와 가까운 인물들은 모조리 감옥에 갔다는 사실뿐이다.
지난 19일 세 번째 입지전적 인물이 또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의사로서의 편한 삶을 접고 남보다 앞서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뛰어들어 큰 재산을 모았다. 누구보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의 고통에 귀를 기울이고 돕고자 애썼으며 수천억대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다. 출마 선언 후 그의 지지율은 양자 대결에서 박근혜를 추월하고 있다.
그는 선거 공약으로 복지, 정의, 평화를 내걸었는데 노무현과 이명박도 이에 반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가 이들 두 사람과 다른 점 하나는 자신을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점이다. 지지 정당이 과반수가 넘는 이들도 성공적인 국정 운영에 실패했는데 정치 경험이 전무하면서 지지정당이 없는 그가 어떻게 국정을 운영할지 참으로 알 수 없다.
지금 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은 영웅이 나타나 한국 사회의 모순을 뿌리 뽑고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어주기를 고대하고 있다. 그러나 청년 실업, 빈부 격차, 한반도 평화 등 한국 사회의 과제는 세계적인 추세와 맞물려 있으며 대통령 한 사람 힘으로 해결하기 힘들다. 만약 안철수가 대통령이 된다면 그는 노무현과 이명박보다 더 국민들은 실망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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