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으로 돌아선 양키스 타자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배팅 글러브를 벗어 던지고 있다.
‘돈의 제국’ 뉴욕 양키스가 7전4선승제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ALCS)에서 일찌감치 2패의 궁지에 몰렸다. 안방에서 열린 1, 2차전에서 모두 패해 남은 5개 경기에서 4승을 거둬야하는 마당에 그 중 4개 경기를 적지에서 치러야 한다는 점이 더욱 부담스럽다.
포스트시즌이 시작되면서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게 평가됐던 팀이 바로 양키스다. 양키스가정규시즌 AL 최다승 팀인 반면 상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와일드카드 진출 팀들보다도 성적이 나쁜 정규시즌 7위 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키스는 지금 정규시즌에 95승을 올린 팀으로 도저히 볼 수 없는 상태다. 피칭은 여전히 위력적이지만 타선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양키스 타선은 이번 포스트시즌 팀 전체 타율이 0.205, 출루율이 0.227로 초라하기 짝이 없다. 출루율이 0.337로 메이저리그 전체 2위였던 정규시즌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양키스는 하필이면 이때 커리어 최악 슬럼프에 빠진 타자들이 많은데, 닉 스위셔는 원래 큰 무대에 약한 체질이다. 이번 포스트시즌에만 타율 0.154로 죽을 쑤고 있는 게 아니라 주자가 스코어링 포지션에 있을 때 플레이오프 통산 34타수 1안타에 불과한 ‘새 가슴’이다.
메이저리그 전체 최고연봉 선수인 알렉스 로드리게스도 깊은 슬럼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오른손 투수와 19차례 대결에서 삼진으로만 13번 돌아서는 등 23타수3안타로 헤매고 있다.
또 커티스 그랜더슨은 지난 2년 동안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타자지만 이번 포스트시즌에는 안타 3개를 치면서 삼진은 14번이나 당했다.
더 설명하기 어려운 건 2루수 로비슨 카노의 역사적인 부진이다. 스위셔와 로드리게스가 전통적으로 플레이오프 경기에 약했던 반면 카노는 2010년과 2011년 14개 플레이오프 경기에 걸쳐 타율 0.333에 6홈런 15타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카노는 정규시즌을 39타수 24안타 상승세로 마쳤건만 포스트시즌에는 26타수 무안타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포스트시즌에는 보통 타격보다 피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막강한 타선이 아니어도 때마침 후끈 달아오른 에이스에 힘입어 우승하는 팀들이 자주 나온다. 하지만 양키스는 이번 포스트시즌 방어율이 눈부신 2.38인데도 3승4패에 불과한 문제가 심각하다.
게다가 양키스는 캡틴 데릭 지터가 발목 부상으로 더 이상 못 뛰고 심판의 오심까지 겹친 불운에 울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6일 타이거스의 3차전 선발은 2년 연속 AL 사이 영 상 수상을 노리는 ‘괴물투수’ 저스틴 벌랜더(17승4패·방어율 2.64)다. 필 휴스로 맞서는 양키스는 3년 연속 월드시리즈를 TV 화면을 통해 보게 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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