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즈음 잡동사니들과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제까지 나는 안 쓰는 물건을 정리한답시고 쓰레기통에 버렸다가는 언젠가 다시 쓸 텐데 하면서 끄집어내기를 되풀이 했었다. 그 정도로 버리는 데 인색한 내가 큰 전환점을 맞고 있다.
큰 딸이 같이 살자는 제안을 해서 12년 간 살아온 집을 세 주고 딸의 집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려니까 잡동사니들이 너무 많았다. 살림을 줄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생각하고 잡동사니 버리기 작전에 돌입했다. 어쩌면 라이프스타일을 바꿀 수 있는 기회라 여기며 매일 매일 버리고 있지만 아직은 눈에 띄게 줄어들지는 않는다.
돌고 도는 유행이 언젠가는 다시 올 테니까 하며 옷장 속에 넣어둔 옷들을 과감하게 버리기로 했다. 수많은 티셔츠도 약간이라도 흠이 있으면 가차없이 쓰레기통에 던져 버린다. 지금은 막연하게 버리기만 하지만 그러다 보면 웬만큼 정리가 될 것 같다.
그렇다. 이 세상 떠날 때 가지고 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꼭 필요한 물건과 추억이 서려있는 것만 가지고 안락한 노후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다. 제2의 인생은 정말 느리게 단순하게 살고 싶다.
비록 등 떠밀리며 시작한 잡동사니와의 싸움이지만 왜 진작 못했나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과감하게 버리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잡동사니와 전쟁 중이다.
<박승호/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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