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초등학교에서 유치원생부터 전교생이 한 줄로 서서 박스를 하나씩 들고 강당으로 향하길래 나도 따라가 보았다. 박스 하나씩 둘이 서로 붙잡고 기도문을 읽더니 ‘Samaritan’s Purse’라는 박스에 정성껏 담는다.
크리스마스에 선물하나 받을 수 없는 제3세계 어린이들에게 나누어 줄 성탄절 선물이다. 물론 부모들이 챙겨준 것이겠지만 이 날 모은 신발상자 만한 선물이 무려 260개였다. 이런 식으로 각 학교, 교회 등 미 전국에서 선물을 모으면 적지 않은 숫자가 될 것이 분명하다.
성탄절이 뭔지도 모르는 지구의 한쪽 구석의 아이들이 치약, 칫솔, 인형, 과자 등이 들어있는 작은 박스를 열어볼 때의 얼굴을 떠올려보니 기독교 학교에서 실시된 이 작은 사랑의 실천에 가슴이 뭉클하였다.
이 선물주기 운동을 주도한 단체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지갑(Samaritan’s Purse)’이며 그 창시자는 밥 피어스이다. 그는 세계 2차대전 후 아시아를 중심으로 전 세계의 가난하고 소외된 곳에 복음과 가난퇴치운동을 벌이다가 한국의 거제도를 방문하고 나서는 1970년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다.
선한 사마리아인은 누가복음의 비유에 나오는 인물이다. “내 이웃이 누구니이까?”하고 묻는 말에 예수는 “못 본 척 지나가는 제사장도 아니요, 피하여 지나가는 레위인도 아니요 불쌍히 여겨 자신의 사재까지 주면서 돌보아 준 사마리아인이 이웃이 아니겠는가? 그러니 가서 그리하라”고 한다.
세계의 절반은 왜 굶주리는가? 못 본 척해서가 아닐까? 이번 성탄절에는 못 본 척하지 말자. 거제도에서 못 본 척 하지 않았던 밥 피어스처럼.
<강기석 / 교육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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