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의 마지막 장을 떼어낼 때면 또 한해가 간다는 아쉬움과 함께 지나간 날들을 회상해 가면서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 마련이다. 대개 즐겁고 보람 있었던 일, 힘들고 어려웠던 기억들을 되새기면서 가는 해를 아쉬워한다. 그래서인지 연말이 되면 마음은 언제나 분주하고 또 복잡하다.
분주한 마음은 이해가 다 가기 전에 연초에 계획했던 일들을 모두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려는 마음 때문에 몸과 마음이 바쁘기 때문이며 복잡한 마음이란 아직도 해보고 싶은 일들, 이루고 싶은 꿈과 희망이 내 앞에 어른거리고 있는데도 젊었을 때처럼 박력 있게 달려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재면서 머뭇거리고 있는 내 태도가 못마땅해서 그러는지도 모른다.
이제 며칠만 있으면 계사(癸巳)년 새해가 밝는다. 이번에는 연말에 다시 후회하지 않을 구체적이고도 실현 가능성이 높은 일을 계획하여 실행하고 싶다. 이러한 생각과 논의 끝에 우리 상담소에서 선정한 새해 과제중의 하나는 이 지역 사회에 거주하고 있는 젊은 학부모들을 위한 자녀교육 심포지엄을 개최하려는 일이다. 이행사의 목적은 학부모에게 자녀 교육과 관련된 정보, 방법 등을 소개하고 토론과 정보를 교환하는 과정을 통해서 자녀교육 재발견의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도우려는데 있다.
이런 계획을 세우게 된 동기 중의 하나는 많은 부모가“내 아이는 잘하고 있겠지…” 하는 믿음 때문에 뒷바라지만 잘해주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아이들은 한국과 미국의 두 문화 사이에서 충격과 가치관의 혼란 그리고 적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과 이를 이해하고 의논 상대가 되거나 의지가 되어 줄만한 사람이 없어 혼자 고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런 부모들을 위해서 자녀교육과 관련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 주기도 하고 상호간 경험담을 나누며 자녀지도를 위한 지식과 정보를 접할 기회를 마련해 주려는데 있다.
이를 위한 정지작업으로 우리 상담소에서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좌담회 형식의 작은 모임을 마련하려고 한다. 이 모임에서는 자녀교육 전반에 걸쳐 필요한 주제를 선정하여 전문가의 강의와 토론, 경험담을 이야기 해 나가면서 자녀를 대하는 태도와 대화의 방법은 물론 발달단계와 그 특성에 관한 구체적인 지식과 정보를 제공해 주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심리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자녀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바람직한 자녀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자녀 교육이 한 두 시간의 강의나 토론을 통해서 이해되거나 완성되는 것은 아닐지라도 그렇게 하도록 하는 계기는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가정상담소에서는 계사(癸巳)년 새해에 이 지역사회의 젊은 학부모들에게 가정교육의 힘을 느끼게 하는 한해가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집중하려고 한다. 그리하여 내년에는 크리스마스 캐럴 송이 들려올 때쯤에는 우리가 이루어 놓은 성취의 기쁨을 만끽하면서 또 다른 새해 설계를 할 수 있는 즐거움을 맛보고 싶다.
끝으로 이 지면을 빌어서 올 한해 동안 우리 상담소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모든 분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새해에도 변함없는 애정과 관심을 갖고 워싱톤 가정상담소가 지역사회의 봉사활동 기관으로서의 사명을 충실하게 수행하여 행복한 가정, 건강한 청소년 그리고 희망찬 사회를 이룰 수 있도록 많은 도움과 격려를 부탁하면서 새해에는 독자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넘치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