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포·뼈·피부 등 신체의 모든 부위 퇴화 진행 장기화 되면 감기·염증 유발 등 면역체계 파괴 소량의 스트레스는 활력 제공 등 긍정효과도
■ 온 몸을 망가뜨리는‘ 만병의 근원’
앙다문 입. 주름 잡힌 미간, 긴장된 눈빛. 스트레스가 얼굴에 그려놓은 대표적인 표정이다. 한마디로‘열받은 얼굴’이지만 사실 그리 보기 흉하지 않다. 무언가에 잔뜩 집중하는 모습은 제법 진지해 보인다. 스트레스는‘만병의 근원’이다‘. 신경성’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신종 질환은 거의 예외 없이 스트레스가주범이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온통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극약도 잘 쓰면 약이 되듯 스트레스도 잘다루면 득이 된다. 아드레날린을 비롯한 이른바 스트레스 호르몬은 마감시간 내에 일을 마친다든지 인생살이에서 경쟁자를 따돌리고 앞서 나가는데 필요한 활력과 에너지를 제공한다.
적 당한 양의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들의얼굴 표정은 초점이 잡혀 있다. 주어진일에 몰두할 때 나타나는 표정이다.
그러나 심한 스트레스를 장기간 받게 되면얼굴 표정에 변화가 온다. 더 이상 결기가 서린표정이 아니다. 흠씬 두들겨 맞은 표정이다.
엄청난 양의 스트레스는 몸을 축나게 만들고노화의 시계를 빨리 가게 만든다.
스트레스에 의한 육체의 마모는 곳곳에서나타난다. 개별 세포와 뼈와 피부 모두가 닳아진다.
스트레스로 인해 달라진 얼굴은 사진에서도뚜렷하게 드러난다. 2012년 네덜란드에서 이와관련한 흥미로운 연구가 이뤄졌다.
연구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에게는 300장의 인물사진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개개인의 나이를 맞춰보라는 주문이 떨어졌다.
이와 함께 사진 속 인물 300명은 코티솔 검사를 받았다. 코티솔은 대표적인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열 받을 때 많이 분비된다.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였다. 코티솔 수준이 높은 사람은 거의 예외 없이 실제 나이보다 늙어보였다.
코티솔이 극소량, 정확히 말해 리터당 1마이크로몰이 늘어날 때마다 사람의 얼굴은 반년정도 더 나이 들어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주 알바니의 개업의인 로널드 나단은 자신의 고객들 얼굴에서도 확실한 스트레스 신호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뚜렷한 신호는 주름이다. 흔히들 넘버11으로 불리는 두 눈썹 사이의 주름이 대표적인 스트레스 사인이다. 그에 따르면 보톡스산업은 스트레스 흔적 지우기에 바탕을 두고있다.
그렇다면 스트레스가 얼굴에 많은 자취를 남기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코티솔을 비롯한 스트레스 호르몬은 이른바‘싸움 혹은 도주’ (fight or flight) 반응을 촉발시킨다‘. 싸움 혹은 도주’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을 때 나타나는 심리상태다.
사냥 도중 사자나 곰과 마주친 원시인들은도망가야 할지 맞싸워야 할지를 거의 반사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우물쭈물하다간 큰 일이난다.
현대생활에서 상대방과 말 그대로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 일은 그리 많지 않을지 몰라도 어려운 도전에 직면했을 때 도망할 곳도 별로 없다. 이처럼 중대한 도전에 부딪혔을 때 우리의몸은 긴장을 내부로 돌리는데 이것이 몸에 재앙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적 마모는 광범위하게일어난다. 우선 이빨이 망가진다.
열을 받으면 입을 앙다문다든지 이빨을 득득갈아대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스트레스가곧바로 이빨로 전이되는 셈이다. 쪽이 떨어져나가거나 마모된 이빨 때문에 치과를 찾는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스트레스 환자’들이다.
뉴욕에서 개업 중인 치과의 유진 안테누치는 이런 환자들로부터 직장과 돈 문제 등으로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고 말했다.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보면 이빨이 빠지기도 한다. 스트레스가 초래한 치주질환 탓이다.
스트레스가 어떻게 치주질환으로 연결되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입안이 건조해지는 것이 주된 원인이 될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입이 마른다.‘ 입안이 타들어간다’는 것이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구강건조증은 치주질환을 일으키는 대표적인증상이다.
염증은 스트레스의 또 다른 부산물이다. 코티솔 등 스트레스 호르몬은 온 몸에 염증을 일으킨다.
소량의 스트레스 호르몬은 그리 나쁘지 않다. 소소한 염증은 전염을 막아주고 상처를 신속히 치료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심한 스트레스가 장기간 계속되면 염증이 통제 불능상태로 악화된다. 염증이 일어나는 부위가 워낙다양해 심장병과 면역 시스템 파괴 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카네기 멜론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셸돈 코헨박사는 자체 연구를 통해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이 감기에 유난히 자주 걸린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스트레스가 면역력을 떨어뜨린다는 반증이다.
머리털이 빠지는 것도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머리는 유전적 요인이 크지만 스트레스성 탈모도 무시할 수 없다.
2012년 일란성 여성 쌍둥이 98쌍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일상생활에서 가장높은 수위의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쪽의 머리털이 가장 많이 빠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많은 자녀를 둔 여성의 머리숱이 성긴 것으로 나타났다. 자식은 아무래도 골치를 썩이는 존재인 모양이다. 무자식 상팔자라는 옛말이 헛소리는 아닌 듯싶다.
스트레스는 뼈도 부실하게 만든다.
코티솔은 뼈가 칼슘을 흡수하지 못하게 만든다. 영양공급을 받지 못한 뼈가 부실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2012년 이스라엘에서 135명의 폐경 이후 여성들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결과 우울증, 초조감과 스트레스는 뼈의 밀도에 영향을 끼치는것으로 드러났다.
심한 스트레스를 장기간 받아 뼈가 망가지면골다공증이 찾아오게 된다.
모두가 짐작하겠지만 스트레스는 체중증가를 가져올 수 있다. 코티솔이 식욕의 균형을 조절하는 호르몬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려는 사람을 흔히 보게 된다. 코티솔의 장난이다.
UCSF가 457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2012년에실시한 연구에서도 가장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생활하는 여성들 사이에 과식으로 인한 문제가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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