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익숙지 않다고 해서 마음 문을 닫고 차별하는 게 안타까웠어요. 조금만 마음을 열면 점점 이해하고 싶어질 거라 생각해요”뉴욕대 갤러틴 스쿨에서 ‘영화를 통한 아름다움의 표현’을 전공하는 데보라 김(21·한국명 김지은·사진) 감독은 요즘 한국의 다문화 사회를 들여다보느라 정신이 없다. 지난해부터 기획해 온 단편영화 ‘킨’(KIN)의 촬영이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킨’은 21세 혼혈 제이크의 이야기를 다룬 단편이다. 제이크가 16세가 되자 그의 흑인 어머니는 그를 한국으로 보내 한국인 아버지를 만나게 한다. 5년이 지난 후 제이크는 한국어를 배우고 정서도 나름 익히지만 자신의 정체성과 아버지와의 관계는 여전히 혼란스럽고 자기와는 너무 다른 문화 속에서 고립되어 살아간다.
영화 제목인 ‘KIN’은 영어로는 친족·친척을 뜻하지만 한국 유행어로는 무시·배제의 의미인 ‘즐’(‘KIN’을 오른쪽으로 90도 돌려본 모양)과 뜻이 닿는다. 수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하는 한국의 현실을 담았다.
중국, 한국과 미국 등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데보라 김 감독은 뉴욕대에서 만난 자코비 홀링셰드의 경험에서 영화의 줄거리를 따왔다. 특히, 김 감독과 자코비를 비롯한 에버린 이 작가, 김요한 프로듀서, 그레이스 김 마케팅 디렉터로 구성된 제작진은 대부분 오랜 기간 외국생활로 다른 문화 속에서 ‘소수’가 돼봤던 청년들이라고 한다.
자코비는 조지아대에서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를 복수 전공했고 창작, 사진, 연기, 영화, 패션 그리고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열정을 발견해 뉴욕대 갤러틴 스쿨로 전학을 했다. 뉴욕대 갤러틴 스쿨은 학생이 원하는 전공을 직접 계획하고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자코비의 전공은 ‘크리에이티브 디렉션 한국어와 프랑스어’이다. 특히 이번 영화의 공동감독이자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자코비는 지난 2011년 한국에 유학을 가 한국의 언어와 문화에 유창하다.
김 감독은 “영화에서 차별받는 사람의 감정, 주변과 어우러져 가는 과정을 잘 표현해 다문화가정에도 마음의 위로가 됐으면 한다”는 밝혔다.
이미 소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서 목표액 2,800달러 모금에 성공한 김 감독은 7월 초 촬영에 들어가 10월쯤 완성된 영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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