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년 전 총상으로 얼굴 잃은 남성
▶ 지난해 3월 36시간의 수술로 턱, 치아, 혀 등 복원
이번 주 집에서 낚시도구를 챙기는 리처드 노리스.
리처드 노리스의 사고 전과 후 사진들. 왼쪽부터 프롬 파티 때, 안면이식 수술 직전, 이식 6일 후, 이식 114일 후, 그리고 요즘. 노리스는 2012년 3월 36시간에 걸친 수술을 통해 턱과 치아, 혀, 피부, 머리에서 목까지의 신경과 근육 조직 등을 이식받았다.
샷건 오발사고로 자신의 얼굴 절반을 잃은 후부터 안면이식 수술이 성공하기까지의 15년 간 리처드 노리스의 삶은 지옥과 같았다. 타인들의 잔인한 시선을 감수해야 했고 중독과 싸웠으며 자살을 생각했다.“그러나 그 암담했던 세월은 내게 많은 것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던 시간동안 내 삶 속에는 너무나 훌륭한 사람들이 들어오기도 했지요” 지난해 안면이식수술을 받은 이후 그가 인터뷰를 가진 미디어는 딱 두 군데, 그중 하나인 AP와 최근에 만난 노리스는 그렇게 말했다.
38세, 새 얼굴을 얻은 노리스는 이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있다 : 정보시스템 학위를 얻기 위해 온라인 강의를 듣는 한편 미래의 이식수술 환자들의 치료기간 중 생활비를 돕기 위한 재단 설립을 구상 중이다.
그의 긴 여정에 관한 책 “리처드의 두 얼굴(The Two Faces of Richard)”를 막 완성한 포토저널리스트와 공동작업도 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스토리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의 기회를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나는 온갖 말을 다 들었습니다. 상당수는 정말 끔찍한 내용이었지요”1997년 버지니아 주의 농촌지역 자신의 집에서 사고를 당한 후 노리스 얼굴의 절반 아랫부분은 거의 다 날아갔다. 치아도 코도 없었고 혀도 한부분만 남았다. 맛은 볼 수 있었으나 냄새는 맡지 못했다. 외출은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감춘 채 주로 밤에만 했다.
얼굴을 복원하기 위해 노리스는 수십 차례의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일반 수술로 그가 얻을 수 있는 결과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즈 박사는 설명했다. 몇 차례 노리스 수술을 담당했던 로드리게즈는 후에 노리스의 안면이식 수술 팀을 이끈 의사다.
눈까풀이나 입술 등은 복원하기에는 너무 복합적인 신체부분이라고 전제한 로드리게즈는 “비슷하게는 만들 수 있어도 결코 정상적으로 보일 수는 없다”고 단언한다.
로드리게즈는 노리스에게 새로운 옵션을 제시했다 : 이식.
메릴랜드 의과대학 병원의 성형외과 과장인 로드리게즈는 수년간 안면이식 분야의 발전상황을 연구해왔고 수술비용은 부상군인을 돕기 위한 해군연구소 기금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때까지 미국에서 안면이식수술을 행한 병원은 단 두 곳밖에 없었다.
세계최초의 안면이식 수술은 2005년 프랑스에서 행해졌다. 환자는 자신의 개에게 얼굴을 물어뜯긴 여성이었다. 그후 27건의 안면이식이 행해지는 동안 4명의 환자가 사망했다. 생존자들도 일생동안 건강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생명을 건지기 위해서 받는 대부분의 장기이식수술과 달리 안면이식수술 환자는 생사와는 무관한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사망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라는 점을 보통 수술 팀이 환자들에게 설명해주는데 대부분 환자들은 ‘위험을 감수할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대답한다. 노리스와 가족들도 마찬가지였다. 수술생존 확률이 50-50이라는 의사의 설명을 듣고도 노리스는 주저 없이 수술을 원했다.
노리스에게 안면을 기증한 것은 길을 건너다 미니밴에 치여 숨진 21세 조슈아 아베르사노의 유가족이었다. 메릴랜드에 거주하는 아베르사노 가족은 언론과의 인터뷰는 거절했으나 노리스와는 정기적으로 연락하며 그의 생활과 건강상태에 관한 소식을 듣고 있다.
2012년 3월 노리스는 드디어 안면이식 수술을 받았다. 36시간에 걸친 사상최대의 안면이식 수술이었다. 치아와 위 아래 턱, 혀의 일부분, 그리고 두피에서 목까지의 전체 조직이 이식되었다.
“가장 큰 문제는 환자가 일생 동안 약에 의존해애 한다는 것이지요”라고 로드리게즈 박사는 설명한다. 이식받은 새 얼굴이 얼마나 오래 거부반응 없이 갈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면역억제제의 장기복용은 환자에게 상당한 위험이 될 수 있다. 로드리게즈 박사에 의하면 모든 게 잘 된다면 이식받은 얼굴은 20~30년 간 유지될 수 있다.
거부반응에 대한 위협은 노리스의 마음에서 떠난 적이 없다.
“매일 두려움과 함께 잠에서 깨지요. 오늘이 그날일까? 의사도 더 이상 손 쓸 수 없다는 거부반응 상태가 내게 찾아오는…”그러나 걱정에 자신의 새로운 삶을 허비할 수 없다는 것을 노리스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지난 15개월간 노리스는 장족의 발전을 보여 왔다. 먹는 것과 말하는 것을 다시 배우며 매번 안면의 감각이 조금씩 더 되살아나는 것을 느낀다. 계속 진통제와 면역억제제를 복용하지만 거주하는 힐스빌에서 의사를 만나러 볼티모어로 정기적 외출도 한다.
그동안 망가진 얼굴로 인해 세상과 차단하고 은둔자처럼 숨어 살았던 노리스는 이제 다시 세상으로 나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연습을 하고 있다. 한낮에 길을 걸어도 “아무도 내게 관심을 갖거나 유심히 쳐다보지 않는 것, 그것이 첫 목표”라고 그는 말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