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비만’ 애완견 위해 나선 주인들
▶ 본인 몸엔 무신경하던 사람도 ‘동물 절친’위해선 적극적 운동 간 접흡연 염려에 금연 결심도
비만인이 있는 것처럼 비만견도 있다. 주인이 비만이면 거의 틀림없이 애완견도 비만이다. 전문가들은 함께 카우치에 앉아 스낵을 나누는 관계보다 서로에게 운동 파트너가 되어주는 관계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점박이 코커 스패니엘 종인 벨라의 여주인마리아 가스테럼도 비만이다.
애완동물의 몸 상태를 보면 주인의 건강을거의 틀림없이 짐작할 수 있다. 애완동물이 비만이면 주인도 비만이다. 애완동물 중에서도애완견은 신통하게 주인을 닮는다.
벨라가 비만 판정을 받자 가스테럼은 수의사의 권고를 받아들여 ‘딸 아이’를 트레이너가딸린 애완견 체중 및 영양조절 프로그램에 가입시켰다. 인간으로 말하자면 헬스클럽에 등록시킨 셈이다.
벨라의 상태가 호전되면서 가스테럼에게도변화가 왔다. 식생활이 개선되고 운동량이 늘어났다.
가스테럼은 “그 아이가 없었다면 난 테니스화를 사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벨라는 그녀에게 도무지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강력한 동기를 제공했다.
LA카운티 공중보건국 관계자들은 수백만마리의 관할지역 내 애완동물들이 벨라처럼 제각기 주인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와 주기를 희망한다.
이들의 아이디어는 아주 간단하다.
비만인은 혼자서는 좀처럼 운동을 하거나 식생활을 개선하려 들지 않는다. 담배도 끊지 못한다. 하지만 자신의 애완동물을 위해서라면자구노력을 할 수 있다는 게 공중보건 담당자들의 판단이다.
이처럼 애완동물의 건강을 증진함으로써 가족의 건강개선을 끌어내 보자는 뜻에서 1년전 수의사, 의사, 건강교육 담당자, 동물조련사등이 의기투합해 구성한 동아리가 바로 ‘헬시 펫츠, 헬시 패밀리즈’ (Healthy Pets, HealthyFamilies)다.
이 그룹은 수의사와 애완동물 소유주를 대상으로 서베이를 실시해 인간과 동물의 건강이중복되는 분야를 파악했다.
현재 건강교육 캠페인을 구상 중인 멤버들은애완동물 소유주의 흡연율을 줄이고 애완견과의 정기적으로 산책하는 주인의 비율을 늘리는 등의 구체적 방안을 포함하는 2020년도 목표에 최종 손질을 가하고 있다.
회장인 카렌 에너트 LA 공중보건국 수의과국장서리는 펫 소유주가 자신과 애완동물이 무엇을 먹어야 할지 좀 더 깊이 생각하고, 애완견을 운동 파트너로 간주할 것을 권한다. 그녀의지적대로 이웃끼리 애견산책 클럽을 만든다면‘아이들’을 고리삼아 고립감에서도 해방될 수있다.
비만은 인간에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애완동물 비만방지협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애완견의 53%, 고양이의 58%가 과체중이거나비만이다. 정상체중을 초과한 개와 고양이는당뇨병과 관절염, 고혈압과 호흡기질환에 걸릴위험이 높아진다. 동물도 인간과 마찬가지로성인병을 앓는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2010년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과체중 애완견을 소유한 사람 가운데 상당수가 비만이다.
수의사들은 애완동물의 과체중에 관해 그소유주에게‘ 돌직구’를 날리길 꺼린다‘. 주인’은애완동물을 마치 자식처럼 대한다. 거기에 체형까지 비슷하면 더더욱 그렇다.
비만한 부모는 누군가 자녀의 과체중에 관해언급할 때마다 모욕감을 느낀다. 꼭 자신을 빗대어 말하는 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물론자격지심이다. 그러나 수의사는 비만한 개 주인을 상대로 모험을 하려 들지 않는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비만은 같은 뿌리에서 시작된다. 운동부족과 불량식품 과식이다.
주인이 포테이토칩을 즐겨 먹으면 그가 기르는 애완동물도 같은 군것질을 하게 된다. 주인이 던져주는 포테이토칩을 받아먹거나 바닥에떨어진 부스러기를 핥아 먹는다.
사랑으로 충만한 애완견주인은 무엇을 먹건 혼자 먹지 않는다. 꼭 애완견과 나누려든다. 덕분에 둘은 사이좋게 살이 쪄간다.
가스테럼은“ 나 역시 나쁜습관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가스테럼은 벨라와 나란히 카우치에 앉아 스낵을 먹어치우는것으로 하루의 피로를 풀려든다. 그러나 피로가 풀리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애견과 주인의 기력만 눈에 띄게 떨어졌다.
수의사로부터 벨라가 비만이라는 경고를 받은 후 가스테럼은 훈련과 교육을 통해 애완동물의 체중을 줄여준다는 ‘퍼 피트니스’ 센터에애견과 함께 등록했다.
퍼 피트니스 센터의 원장인 모리슨에 따르면고객들은 그들의 애완동물이 비만이라는 사실에 당혹해 한다.
훈련을 통해 살을 덜어낸 애견을 보고 감량결심을 하는 소유주도 적지 않다.
최근 LA에서 열린 헬시페츠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소그룹으로 나뉘어 비만, 간접흡연, 물림 방지, 접종의 중요성 등을 화두삼아 열띤 토론을 벌였다.
참석자들은 특히 간접흡연으로 인해 말 못하는 애완동물이 입는 피해에 대해 집중적으로 의견을 교환했다. 애완동물, 특히 애완견은주인이 내뿜는 담배연기를 지척에서 들이마실뿐 아니라 담배꽁초를 먹기도 한다.
참석자들은 자신뿐 아니라 애완동물의 건강을 위하여 담배를 줄이거나 아예 끊기로 즉석에서 결의했다.
LA카운티 공중보건국은 그날 모인 애완동물소유주들에게 간접흡연의 위험을 경고하는 전단지를 나누어주었다. 거기에는 ‘당신과 펫의건강을 위하여 담배를 끊으십시오’라는 문구가담겨 있었다. 또 다른 포스트카드는 마스크를착용한 개의 사진과 함께 광고 카피를 모방한‘신선한 공기를 마셨나요?’라는 글귀가 쓰여있었다.
가스테럼은 요즘 벨라와 함께 아침운동을 한다. 인랜드 엠파이어 위치한 조용한 주택가를한 바퀴 돈 후 인근 학교 운동장에서 본격적으로 몸을 푼다. 가스테럼이 조깅을 시작하면 벨라가 따라서 달린다. 가끔씩 사발에 담아놓은물을 몇 모금 마시는 것 외에는 쉬지 않고 주인을 쫓아 뛰어다닌다.
새 한 마리가 푸드득 날아오르자 원래 사냥견인 벨라가 신나게 따라간다.
지난해 운동을 시작한 이후 가스테럼은 6파운드를 덜어냈고 벨라는 10파운드를 뺐다. 이제그들은 더 이상‘ 카우치 포테이토’가 아니다.
집에 돌아온 후 벨라는 부드럽게 숨을 헐떡이며 표범무늬 돗자리 위에 자리를 잡았다. 가스테룸은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로 그 옆에 앉아 벨라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들은‘ 운동 짝패’다.
< LA 타임스 특약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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