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감동 화제
▶ 장기기증하고 숨진 복서 최요삼 어머니, 로즈퍼레이드 꽃차 초상화 직접 장식
2014 로즈퍼레이드에서 장기기증의 중요성을 알리는 꽃차 앞에서 고 최요삼 선수의 어머니 오순이씨가 꽃차에 장식될 최 선수의 초상화를 들어보이고 있다. <박상혁 기자>
“아들이 남기고 간 흔적으로 여섯 명이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장기기증을 통해 자신의 생명을 6명에게 나눠주고 산화한 한국 권투선수 고 최요삼 선수의 꽃 초상화가 2014 패사디나 로즈퍼레이드를 장식할 예정인 가운데(본보 16일자 보도) 최 선수의 어머니가 한국에서 태평양을 건너와 로즈퍼레이드 꽃차에 새겨질 최 선수의 초상화를 직접 장식해 감동을 주고 있다.
꽃으로 제작된 고 최요삼 선수의 초상화는 장기 기증 단체인 ‘도네이트 라이프’(Donate Life)에서 제작한 꽃차에 부탁돼 내년 1월1일 오전 8시부터 화려하게 개최되는 2014 로즈퍼레이드를 통해 전 세계에 알려질 예정인데, 26일 패사디나에서 열린 꽃차 장식 현장에 고 최요삼 선수의 어머니 오순이(70)씨가 박진탁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본부장과 박상희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공동설립자 등 관계자 6명과 함께 참석해 꽃차를 장식, 그 의미를 더했다.
오씨는 이날 꽃차에 실릴 고 최요삼 선수의 꽃 초상화를 직접 손으로 어루만지며 장기기증을 하고 떠난 아들을 추억했다.
고 최요삼 선수는 2007년 WBO 플라이급 인터콘티넨탈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한 후 12월25일 열린 챔피언 타이틀 1차 방어전에서 승리했으나 경기 직후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돼 이듬해 1월3일 뇌사판정을 받았고, 이에 가족들이 장기와 각막 기증을 결정해 6명의 환자들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 오씨는 “평소라면 경기가 끝나자마자 바로 전화가 왔는데 이날은 유독 아무런 소식이 없어 마음이 두근거렸다”고 당시를 회상하며 “새벽에 아들의 뇌사소식을 듣고 느낀 감정은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오씨는 아들의 장기를 기증해야겠다고 결심하기까지 적잖은 고민을 했지만 평소 최요삼 선수가 자주 남을 도우며 살고 싶다는 뜻을 비쳐 결국 장기기증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오씨는 “아들이 쉬는 날 TV를 통해 어렵게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나중에 돈을 많이 벌어서 저런 사람들을 도우며 살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곤 했다”며 “사실 아들이 세계 챔피언이 된 것은 주위의 많은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 빚을 갚는 심정으로 기증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오씨는 이어 “장기기증을 한 뒤 아들은 세상을 떠났지만 이로 인해 새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결정을 100번이나 잘 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현장을 방문한 박진탁 본부장은 장기기증자들을 기리기 위한 꽃차를 본 후 많은 감동을 느꼈다고 전했다.
박 본부장은 “아직까지도 뇌사상태에 빠진 한국인 10명 중 장기기증을 하는 사람은 1명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한국 내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이 열악하다”며 “이들을 예우하는 이런 행사들을 보니 한국인들의 인식전환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정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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