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 USA
▶ 자연분만 3,296달러서 3만7,227달러까지, 부자동네,합병증 환자 많은 병원이 비싸
미국에서는 출산 전 아기의 성별 확인이 가능하다. 태아가 아들인지, 딸인지 미리 알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출산비용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병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직접 청구서를 받아보기 전까지는 어림짐작조차 할 수 없다.
최근 UCSF가 7만5,000건에 달하는 캘리포니아의 출산기록을 뒤져 확인한 바에 따르면 건강한 여성이 합병증 없이 자연분만한 경우 병원 측이 부과하는 경비는 3,296달러에서 3만7,227달러로 큰 폭의 편차를 보였다. 최저치와 최고치 사이에 무려 10배 이상의 차이가 존재하는 셈이다. 제왕절개를 통한 출산비용도 최저 8,312달러에서 최고 7만1,000달러로 9배가량 차이가 났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같은 가격차를 설명해 줄 납득할 만한 합리적 근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UCSF 응급의학 부교수 Y. 샤 박사는 “부자동네에 자리 잡고 있거나 상대적으로 더 많은 합병증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이 일반적으로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이같은 요인을 들어 가격 차이의 설명이 가능한 케이스는 전체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일정한 패턴이 있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북가주 알라메다 카운티 병원의 조정을 거친 평균 출산비용이 1만1,251달러인데 비해 그 곳에서 불과 2~3마일 떨어진 알타베이츠 메디칼 센터의 평균 출산경비는 2만7,001달러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2006년 무보험자에 대한 의료비 할인을 규정한 공정가격 법을 제정했지만 병원들은 여전히 제멋대로 진료비를 청구하고 있다.
의료보험 가입자들도 경비 격차로 피해를 입기는 마찬가지다. 보험사들이 의료비의 상당부분을 소비자들에게 떠넘기기 때문에 예상보다 많은 출산비용으로 애를 먹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높은 출산비용은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보험료를 올리는데 일조하게 된다.
그렇다고 출산 전 미리 각 병원의 출산비용을 알아내는 ‘비교구매’를 할 수도 없다. 의사들과 병원 스태프들은 수가정책에 관심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한다. 이들에게 물어봤자 헛일이다.
샤 박사는 “들쭉날쭉한 출산비는 미국의 의료 시스템이 망가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다른 부문과 달리 헬스케어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 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있어 환자들의 가격 비교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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