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단기선교 활동 한국 CCC 소속 대학생들
▶ 미국서 1년간 공동체생활 ‘십자가의 길’, “흑인교회 랩 찬양 신기… 은혜의 나날”
스틴트 프로그램에 참여한 CCC 학생들. 채황석(왼쪽부터), 고예진, 천수녕, 박지원, 안소희, 김단비.
인생의 보석 같은 시절은 언제인가. 모든 순간이 소중하지만 20대, 그것도 대학을 졸업하는 시기는 가슴 뛰는 희망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불안이 겹치는 때다. 이런 시간에 1년을 떼어 내 십자가의 길을 걸어보려는 시도는 그 자체로 귀중하다.
천수녕, 김단비, 고예진, 안소희, 박지원, 채황석. 모두 한국 대학생선교회(CCC)에 소속된 젊은 크리스천이다. 대학을 갓 졸업했거나 4학년 졸업반 학생들이다. 이들은 지금 이민교회를 섬기며 미국 대학의 캠퍼스에서 복음을 전하느라 땀을 흘리고 있다. 주일에는 이민교회에서 주일학교 교사로 일하고 부엌일을 도우며 무거운 테이블도 척척 나른다.
남들은 취업준비에 몰입하고 있지만 숨 가쁜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신앙 안에서 자신과 세상을 둘러보는 중이다. 이국땅의 익숙지 않은 또래 청년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소개하고 거부당하는 일을 수도 없이 겪고 있다. 낯선 언어와 문화에 정면으로 부딪히며 자신들의 믿음을 하나하나 쌓아 올리고 있다.
미국의 주류교회를 돌면서 새로운 시각에 눈을 뜨기도 하고, 이민교회에서 봉사하면서 고국에서는 상상도 못하던 인생 여정에 놀라기도 한다. 이 모든 과정을 신앙 속에서 녹여내면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러면서 앞으로 살아가야 할 ‘예수의 길’을 스스로 조금씩 그려내고 있다.
이들은 CCC의 ‘스틴트’(STINT)라는 단기선교 프로그램에 참여해 1년 동안 미국에 머물고 있다. 스틴트는 국제 단기선교(Short Term International)의 약자다. 1년이나 2년간 타문화 선교현장에 적응하면서 공동체 생활을 하며 언어연수 등의 교육도 받는다. 이 과정에서 영성과 인간관계, 자기관리 등을 밑바닥부터 재정립하는 전인격적인 선교훈련 프로그램이다.
보다 정예화 되고 훈련된 선교사를 키우기 위하여 지난 1991년 일본에 언어선교 훈련생 20명을 보낸 게 시작이다. 지금은 미국, 필리핀, 일본, 중앙아시아, 인도, 동아시아 등 전 세계로 확장돼 13개 나라의 30개 지역에서 해마다 200여명이 훈련을 받고 있다.
현재 남가주 지역에서 스틴트에 참여 중인 학생들은 미국에 온지 9개월과 3개월 된 그룹으로 나뉜다.
“흑인교회를 방문했을 때 랩으로 찬양하는 게 신기했어요. 나름 그들의 예배였어요. 제가 할 수는 없어도 형식을 고집해선 안 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자기가 정말 행복해서 찬양하는 모습에서 자유로움을 봤어요. 예배를 통해 하나님 앞에서 자유와 기쁨을 누리는 모습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봐요.”
“우리는 하나님보다 사람을 더 많이 신경 쓰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이유 때문에 예배시간에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데 어려움이 생기는 게 아닐까요?”
미국교회에서 이들이 발견한 영감은 어른들의 신앙 자세에도 잔잔한 자성의 화두를 던진다.
“매일 단체생활을 하면서 규칙적인 훈련을 받는 게 힘들기도 하지만 항상 말씀과 기도, 전도에 노출되는 생활에서 기쁨이 옵니다. 친구들과 신앙적 나눔이 훨씬 커졌어요. 사소한 일도 묵상하게 되고 은혜를 깨닫게 되요.”
“내 힘으로 할 수 없는 일들을 알게 됩니다. 세상의 변화를 놓고 기도해 왔지만 정작 저 안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는 것 같아요. 포장을 벗어버리고 저 자신을 파악하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젊은 학생들은 ‘자기의 죄가 크다’는 걸 다시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푸릇한 이들에게 죄가 있어야 얼마나 크겠는가. 오히려 어른들의 자만과 이기심, 질투와 고집이 들춰지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다음 달부터 한 달 동안 이들은 동부와 서부로 각각 여행을 떠난다. 난생 처음 부딪히는 온갖 상황을 경험하고 돌아오면 이들의 신앙은 부쩍 자라고 인격은 한층 무르익을 것이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walkingwith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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