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 참전용사 60여명……아리랑 부르며 감격
▶ HFC 명예로운 비행 환영식

명예로운 비행을 마친 참전용사들을 위한 환영식에서 마이론 코헨씨가 이재웅 부총영사의 손을 잡고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잊지 않고 기억해줘서 고맙습니다.”
11일 오후 8시30분. 시카고 미드웨이공항은 정성 가득한 포스터를 든 1천여 명의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우리의 영웅들이 도착했습니다”라는 피켓을 든 어린이가 지나가자 참석자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박수소리가 더욱 커졌다. ‘프랭크포트 브라스 밴드’가 웅장한 연주로 환영식의 분위기를 띄우고 있는 가운데 두 줄로 길게 늘어선 공항내 통로에서 미국기 퍼레이드가 시작됐고 참전용사들을 기다리는 참석자들은 그들이 들어오는 입구를 바라보며 미국기를 간절히 흔들었다.
‘Honor Flight Chicago’(HFC)가 참전 미군용사들을 대상으로 워싱턴DC를 여행하는 ‘명예로운 비행’프로그램은 올해부터 한국전 참전 미군용사들을 포함시켰다. 이날은 60여명의 한국전 참전용사를 비롯한 총 100명의 노병들이 올들어 두 번째 비행을 마치고 시카고로 돌아오는 날이었다.
오후 9시가 되자 참전용사용사들이 하나 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이들의 모자에는 ‘KOREA VETERAN’, ‘WORLD WAR II’, ‘VIETNAM WAR’등 참전한 전쟁이름이 쓰여져 있었다. 환영의 연주, 박수, 환호소리는 더욱 커졌고 이 모습은 마치 수십년전 전쟁을 막 끝내고 고국으로 돌아오는 참전군인들을 맞이하는 것 같은 축제 분위기를 연상케 했다. HFC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메리 페티나토는 “한국전쟁은 절대 잊혀지면 안되기에 짧은 여행이지만 그들의 마음에 그 동안의 슬픔과 소외감에 위로가 되고 기쁨이 되길 원한다”는 소감을 전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환영식에는 이재웅 부총영사, 김락현 행정원, 박영지 연구원 등 시카고총영사관 직원 3명도 참석해 모든 참전용사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참전용사들은 ‘나의 마음 속 고향은 한국’, ‘가야 한다면 난 또 다시 갈 것이다’는 등 한국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진솔한 메시지를 전했다. 또한 많은 참전용사들이 이재웅 부총영사의 두 손을 꼭 잡고서 한국말로 “고맙습니다”라고 답했고 어떤 이들은 “아리랑~아리랑~아라리요” 아리랑 노래를 부르며 감격해 하기도 했다.
두번째 환영식에 참석한 이재웅 부총영사는 “지난번 참석으로 HFC관계자들이 얼굴을 알아봐주고 반갑게 맞아주니 가족같이 느껴진다. 평일 저녁 밤 늦은 시간임에도 지난번보다 각 지역 학생들이 더 많이 온 것 같다. 총영사관에서는 10월까지 환영식에 계속 참석할 예정이다. 참석을 원하는 한인들은 언제든지 연락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5년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미드웨이공항을 찾아 HFC를 위해 봉사하고 있다는 찰스 로즈씨는 “내가 이 분들에게 진 빚을 이렇게 나마 갚을 수 있다면 영웅들을 맞는 일은 나에게 중요한 일이다. 죽는 그날까지 참전용사들을 환영하는 이 자리에서 봉사하고 싶다”고 전했다. 또 다른 참석자 캐시 덕키위츠씨는 “지난 4년 동안 미드웨이공항에서 열린 환영식에 빠짐없이 참석했다. 내 남편도 참전용사다. 그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있을 수 있다. 그 사실을 잊지 않고 그들에 대한 고마움을 우리와 다음세대의 마음 속 깊이 간직하기 위해 자녀들과 조카들을 데리고 참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남은 명예비행 환영식 일정은 6월 8일, 7월 13일, 8월 10일, 9월 7일, 10월 5일이며 자세한 사항은 웹사이트(http://www.honorflightchicago.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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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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