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리 매킬로이가 23일 아이리시오픈 우승뒤 트로피에 입을맞추고 있다.
“어, 이게 아닌데….”
‘넘버3’와 ‘넘버2’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올해 첫 우승으로 포효하는 사이 세계 2위 조던 스피스(미국)는 한숨만 내뱉었다.

조던 스피스가 AT&T 바이런넬슨 최종 라운드에서 경기가 풀리지않자 입주변을 감싸고있다.
22일 텍사스주 어빙의 포시즌스리조트TPC(파70·7,166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 최종 4라운드. 텍사스 출신 스피스는 2타 차 단독 2위로 출발해 고향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 역전 우승을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홈팬들을 열광시킬 장면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첫 홀 티샷부터 왼쪽으로 감겼고 3번홀(파4)에서는 어프로치샷이 그린을 놓쳤다. 이후로도 스피스의 샷은 벙커나 러프에 빠지기 일쑤였다. 결국 버디 2개에 보기 6개의 실망스러운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4오버파 74타는 이날 경기한 74명 가운데 세 번째로 나쁜 스코어다. 4개월 만의 우승에 가까이 갔던 스피스는 10언더파 공동 18위로 미끄러졌다. 우승자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와는 5타 차가 났다.
지난달 마스터스에서 쿼드러플 보기로 막판에 역전패하고 지난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는 컷 탈락한 스피스는 분위기 전환에 실패했다.
예고된 실패였다. 스피스는 전날 3타를 줄이기는 했지만 “샷을 하려 어드레스를 잡으면 뭔가 불안한 느낌이 든다. 빨리 바른 스윙을 찾아야 한다”며 걱정했다. 3라운드에 스피스는 그린을 일곱 번 놓치고 페어웨이 안착률은 50%에 그쳤다. 첫 사흘간은 퍼터로 어떻게든 타수를 줄였으나 4라운드에서는 퍼트도 31개로 좋지 않았다.
스피스는 “실망스러운 하루였다”면서도 “어드레스 뒤 다시 망설임 없이 칠 수 있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스윙이 제법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보다 좋은 스코어를 낼 만한 경기력이었는데 돌풍 탓에 힘들었다”며 “다음 대회는 자신 있다”고 덧붙였다.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오는 26일부터 열리는 딘앤델루카 인비테이셔널이 다음 대회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스피스는 공동 2위에 올랐다.
스피스가 경기를 마치기 몇 시간 전 매킬로이는 아일랜드에서 6개월 만의 우승을 가져갔다. K클럽(파72·7,350야드)에서 치른 유럽 투어 아이리시 오픈 4라운드에서 매킬로이는 비에 우박까지 쏟아진 가운데서도 선두를 지켜냈다. 단독 선두로 출발, 이글 1개와 버디 3개에 보기 2개로 3언더파 69타를 적었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위를 3타 차로 따돌렸다. 지난해 11월 유럽 투어 DP월드투어 챔피언십 우승 뒤 첫 승이다.
매킬로이는 16번홀(파5)에서 3번 우드로 271야드 거리의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 버디로 선두를 탈환했다. 18번홀(파5)에서는 홀까지 253야드 떨어진 곳에서 1m에 붙이는 묘기를 선보이며 이글 퍼트로 마무리했다.
고향이나 다름없는 곳에서 자신의 자선재단인 로리파운데이션이 주최한 대회를 제패한 것이라 더 기쁠 만했다. 아일랜드 대표선수로 아마추어 시절을 보낸 매킬로이는 프로 데뷔 후 아일랜드에서는 첫 우승이다. 그는 “고향 친구들과 가족이 모두 보는 앞에서 우승하는 것은 정말 특별하다.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겨우 참았다”고 말했다. 우승상금 8억8,000만원은 로리파운데이션에 냈다.
스피스와의 세계랭킹 포인트 차이를 좁힌 매킬로이는 이번주 휴식한 세계 1위 제이슨 데이(호주) 추격에도 속도를 붙였다. 톱3인 데이와 스피스·매킬로이는 6월2일 개막하는 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맞붙는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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