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를린마라톤 80세이상 1등 유재춘 은퇴목사
▶ 시카고마라톤도 2번 1등

지난 25일 열린 베를린마라톤에서 4시간37분19초로 완주, 80세이상에서 1등을 차지한 유재춘옹.
“자랑보다는 다른 사람들에게 도전과 희망을 주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뛰는 동안은 정말 힘들지만 완주하고 나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이 있기에 계속 도전할겁니다.”
은퇴목사인 유재춘옹(82)이 지난 25일 세계 6대 마라톤대회의 하나인 독일 베를린마라톤대회 80대 이상 연령별부문에서 4시간37분19초라는 기록으로 1등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고령에도 포기하지 않는 그의 도전정신이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12년간 중국에서 선교사로 헌신하던 유옹은 70세가 되던 2005년, 체중이 계속 늘고 어지럼증이 심해지자 은퇴를 결정하고 시카고로 돌아왔다. 그는 “의사는 걷기를 권유했으나 큰 영향이 없는 것 같아 천천히 뛰기 시작했다. 달리기를 열심히 하다보니 몸무게가 40파운드정도 줄었고 아령도 30파운드까지 들 수 있으며 약이나 비타민을 안 먹고도 건강해졌다”면서 “처음에는 주위에서 달리다 넘어지면 뼈를 다칠 수 있는 등 위험하다며 걱정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 꾸준히 10년을 해왔다”고 전했다.
“매일 연습목표를 정하고 조금씩 늘려나갔다. 인근 지역 마라톤대회에 나가다 여든이 된 해인 2014년에 시카고마라톤에 출전해 풀코스를 처음 완주했는데 80세 이상 부문에서 1등을 했다. 당시 정말 숨가쁘고 힘들었는데 1등을 했다니 믿겨지지 않았으나 기분은 정말 좋았다. 2015년 시카고마라톤에서도 기록을 단축하며 80세이상에서 또다시 1등을 차지했다”는 유옹은 이후 자신감도 붙어 세계 6대 마라톤대회에 출전하고픈 목표가 생겼다고.
이번에 베를린마라톤에서 1등을 함으로써 세계 6대 마라톤중 2개(시카고, 베를린)를 정복(?)한 그는 이제 뉴욕, 보스턴, 도쿄, 런던 순으로 나머지 대회 참가준비를 하고 있다. 유옹은 “대회 등록은 보통 1년전에 시작하는데 뉴욕, 보스턴, 도쿄대회는 이미 등록을 마쳤다. 6개 마라톤은 5시간이내 기록을 가진 자들에게 우선적으로 등록자격을 주는데 나는 4시간 30분대 기록을 갖고 있어 6개 대회 모두 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36년 손기정 선수가 금메달을 딴 베를린올림픽 마라톤과 같은 코스를 달리는 것 자체가 가슴을 뛰게 하고 의미가 남달랐기 때문에 베를린마라톤에 꼭 참가하고 싶었다. 코스를 뛰는 순간순간이 기쁘고 감사했다”며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유옹이 참가하는 대회마다 함께 동행하며 응원을 해준다는 부인 유춘지(76) 사모는 “베를린마라톤은 첫 해외 원정 대회라 걱정이 됐다. 4만5천여명이나 출전한 대회에서 어렵사리 남편을 발견해 ‘여보! 여보!’ 소리를 질렀으나 나를 보지 못하고 뛰기만 하더라. 더욱이 대회 후에 만나기로 한 장소에 갔는데 못 만나고 3시간을 찾아 헤맸을 때는 뛰다가 쓰러진 것은 아닌지 별의별 생각이 다들며 애간장이 탔다. 결국 못 만나고 허탈한 심정으로 호텔로 돌아갔더니 방에 있는게 아닌가.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며 해프닝을 전하기도 했다. 유 사모는 “뛰는 남편 쫓아다니느라 힘들 때도 있지만 건강하다는게 감사할 뿐이다. 지인들은 그 나이에도 뛰고 있는 것 자체가 복이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유재춘옹은 “아들이 베를린대회에 출전하는 나에 대한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무려 150통의 응원글을 받았다. 그때 나이들어 뛴다는 것이 젊은이들에게 희망이 되는 구나를 느꼈다. 다른 이들에게 도전과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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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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