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퀸즈 플러싱 리셉션 하우스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은 한인 유권자들이 기표소에서 자신이 선택한 후보에게 기표하고 있다.
한인 유권자들 궂은 날씨에도 투표 열기 후끈
투표소 문 열기전부터 대기행렬 이어져
19대 대통령 재외선거가 실시된 25일 퀸즈 플러싱 씨캐슬그롭 1층 리셥센 하우스에 설치된 투표장에는 역사적인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한 한인 유권자들의 열기로 후끈거렸다.
30년 만에 처음으로 재외선거에 참여했다는 80대 할머니부터 새벽에 일어나 2~3시간 넘게 차를 몰고, 기차를 타고 투표장으로 달려온 30대 유학생들까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주권을 행사하겠다’는 한인들의 열정은 뜨거웠다.
펜실베니아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신태현(31)씨는 “촛불 집회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정권교체의 열망을 담아 2시간을 운전해 첫 재외선거에 참여하게 됐다”며 “이번에는 청렴하고 서민들의 삶을 진심으로 보살펴주는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커네티컷 뉴헤이븐에 거주하는 강재구(30)씨는 이날 새벽에 일어나 3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투표소를 찾는 열정을 보였다. 강씨는 “그동안 정치에 무관심했는데 최근 한국내 정치 상황을 보면서 투표에 참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국민과 제대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선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커네티컷에 사는 홍준영씨도 아내, 두 아이와 함께 이른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홍씨는 “미국에서 태어난 두 아이들에게 한국의 대통령이 선출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투표 참여자 대부분 30~50대였지만 간혹 70~80대 유권자의 모습도 간혹 띠었다.
이날 최고령으로 투표장을 찾은 박정자(86) 할머니는 “특정세력 때문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는 등 나라가 시끄러워져 너무 걱정스럽다. 태극 애국보수자로서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투표에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으며, 1997년 이민 온 배외림(78•플러싱) 할머니는 “30년 전 이민 와서 한 번도 투표를 한 적이 없는데 나라가 너무 혼란스럽고 국정공백이 우려스러워 투표장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뉴욕투표소 1호 투표 유정호씨
이날 첫 투표는 롱아일랜드 제리코에 거주하는 유정호씨가 행사했다. 투표시작 30분 전부터 도착해 기다렸다는 유씨는 “이번 대선 이후에는 한국의 정세가 안정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아침 일찍 투표소를 찾았다”면서 “생각도 안했는데 1호 투표자가 돼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공항 가기전 잠깐들러 투표
뉴저지 리틀풀스에 거주하는 이우민씨•이상미씨 예비부부는 여행가방 3개를 들고 투표소를 찾아 투표를 마친 뒤 JFK국제공항으로 향했다. 오는 5월3일 한국에서 백년가약을 맺는 두 사람은 25일 이후에 한국에 입국하게 되면 한국에서 투표를 할 수 없는 규정 때문에 비행기 탑승 시간 전 시간을 쪼개 출국에 앞서 투표장을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것. 이우민씨는 “이번 대통령 선거가 한국에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 같아서 돌아가는 길이지만 충분히 가치가 있는 일이라 생각해서 투표하러 왔다”고 말했다.
■영주권이 만료되서..신분증 지참을 안해서
이날 재외투표소를 찾은 유권자 중 일부는 투표를 참여하지 못했다. 플러싱에 거주하는 박철희씨는 영주권이 2달 전에 만료돼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박씨는 “영주권 갱신을 요청하며 받은 서류를 깜박하고 가져오지 못했다”며 “다시 서류를 구비해 투표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베이사이드에 거주하는 김희석씨도 영주권과 비자 원본을 지참하지 않고 여권을 들고 왔다가 투표를 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김씨는 “대한민국 여권만 있으면 당연히 투표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주말 다시 투표소를 찾겠다고 말했다.
■LA서 출장 뉴욕서 인증샷
이날 뉴욕 재외투표소에는 출장 및 여행 기간 중 투표를 행사하려는 재외유권자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LA 플러튼에 거주하는 김재학씨는 “LA에서 뉴욕 출장차 들렀다가 투표하러 왔는데 지역에 상관없이 손쉽게 재외투표를 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며 “한국에 살진 않지만 혼란한 상황을 잘 정리해주시는 분이 뽑혀서 국민들이 편하게 잘 지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강혜령씨도 “뉴욕에 여행을 왔는데 투표 당일에 입국이 예정돼 있어서 뉴욕에서 투표를 하게 됐다”며 “남은 투표기간 동안 많은 분들이 투표에 참여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모차 끌고 소중한 한 표
플러싱에 거주하는 이성겸(44)씨는 9개월 아기를 태운 유모차를 끌고 투표장을 찾았다. 이씨는 “투표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라서 왔다”며 “한국을 떠나올 때는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없는 마음으로 왔는데 다시 돌아가고 싶은 희망이 있는 나라를 만드는 대통령이 뽑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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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우 기자·이지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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