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와 모임이 많은 연말 대목을 앞두고 LA 한인타운 식당과 미용실 등의 한인업주들이 예약을 부도내는 고객들 때문에 속을 태우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도 논란이 되었던 노우-쇼우(no-show)의 피해가 타운에서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의 일상은 예약에서 시작해 예약으로 끝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을 만나는 일부터 항공여행이나 호텔, 레스토랑은 물론이고 학교, 병원, 미용실에 이르기까지 예약 없이는 되는 일이 드물다. 국립공원에서 여름 캠핑을 즐기려면 1년 전에 예약하고, 명문 프리스쿨에 자녀를 입학시키려면 출생신고와 입학원서를 동시에 제출해야 한다는 예약사회에 살면서도 한인타운은 다르다. 한인들의 예약에 대한 시각이 이중적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 것이다.
많은 한인들이 주류사회와의 접촉에선 예약을 중요시 한다. 그런데 이처럼 상당수 한인들에게도 생활화된 예약이 한인타운에서는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예약을 하고 지키지도, 취소하지도 않는 사람”이라고 웹스터 사전이 정의한 노우-쇼우가 줄어들 기미를 안 보인다.
예약 문화를 정착시키려면 소비자의 의식변화와 함께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노우-쇼우에 대한 위약금 부과로 예약부도 줄이기에 성공한 항공사와는 달리, 대부분 스몰비즈니스인 식당들이 이 몰지각 손님들에게 페널티로 대응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비율은 한인타운보다 낮지만 노유-쇼우들 때문에 골치를 앓는 것은 미국 식당들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미 전국레스토랑협회가 예약 부도를 줄이는 가이드 ‘굿바이 투 노우-쇼우’를 작성했다. 크게 세 가지다 : 예약을 이메일과 전화로 미리 확인해주고, 예약 방침을 사전에 명확히 제시하며, 적절한 정도의 오버부킹 등 대안을 마련하라. 식당 예약을 대행하는 한 온라인 서비스의 경우 위약금 청구와 함께 4회 이상의 노우-쇼우들에게선 예약을 받지 않는다.
예약의 기본은 신용이다. 예약을 하면 반드시 온다는 고객에 대한 신뢰를 전제로 한다. 고객 편에서 보면 예약을 하면 약속한 시간에 내 자리가 보장된다는 업주에 대한 신뢰를 전제로 한다는 것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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