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타주, 한국 등으로 다시금 자기 터전을 마련하고 이주를 준비하는 가정들이 생겼다. 이민 생활 가운데 만나서인지, 마치 아주 오래된 친구처럼 떠난다는 말에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진다. 지난 겨울 오랜만 한국 방문에서 내 오랜 친구 주희, 주연, 효경이를 만나고 떠나오는데 다시는 못 볼 듯이 펑펑 눈물이 났었다.
최근 몇 년, 미국에서의 커리어 준비에 바빠 사실 주변을 돌아보지 못했다. ‘조금 기다려줘. 얼른 자리잡고 시간낼게’라는 마음속 다짐과는 달리 자리잡고 더 바빠진 나는 곧 후회하게 됐다. 누군가가 나를 필요로 할 그때가 바로 가장 최적기며, 그 시간은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다시는 그런 후회따윈 반복하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떠난다는 말에 서둘러 약속을 잡는 내가 한심하고 죄송하다. ‘있을 때 잘하지’라는 말이 떠올라 어디라도 숨고싶다. 그래도 그분들을 그냥 미적지근하게 보낼 수 없기에, 어떻게든 내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 죄스러운 마음으로라도 함께하고 싶다. 그 인연 계속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지금도 바쁜 일상 가운데 귀한 인연들이 무심히 지나간다. 그래도 감사한 건, 지금은 그 순간들이 사무치게 안타깝고 아쉬워서 가능한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그런 내 마음이 조금씩 더 표출되어 한 인연, 한 영혼을 소중히 여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13주차, 이번 주가 여성의 창에 글을 쓰는 마지막 주가 될 것 같다. 약 3개월동안 내 지난 여정, 생각, 앞날의 계획들을 정말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준비했기에, 이 시간이 마치 내 삶의 일부처럼 아련할 것 같다. 한 주를 돌아보며 생각을 정리하고 계획해 보았던 과정이 나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어 실제로도 삶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나, 아이들, 가족, 친구, 직장, 커뮤니티 등에서의 변화무쌍한 역할들을 하나씩 곱씹으며 스스로도 대견할 만큼 많이 배우고 성장한 귀한 시간이었다.
이젠 여성의 창과 이별할 시간이다. 기왕 하는 어려운 이별, 그저 내 마음 한켠에 남는 수동적 이별 말고, 아쉬움도 마음껏 표현하고, 이별 뒤 펼쳐질 인연의 연장전을 기대하는 능동적 이별을 하고 싶다. 곧 떠나는 가정들 역시, 아쉬움을 넘어서서 더 깊은 인연을 위한 또 하나의 시작이 되길 소망한다. 노력, 시간, 마음, 정성을 기꺼이 드려 그 이상의 인연을 완성해 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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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영(검색엔진 컨텐츠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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