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의 얘기를 말해봐’ 해시태그 등장…판사들은 “판결 존중돼야”
스페인에서 집단 성범죄와 관련한 판결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반발이 전국적으로 확산한 가운데 '스페인판 미투 운동'으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인다.
스페인 법원이 18세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20대 남성 5명에 대해 지난 28일(현지시각) 형량이 비교적 가벼운 '성적 학대죄'를 적용해 판결한 것과 관련한 해시태그 '#Cuentalo'가 등장했다고 뉴욕타임스가 30일(한국시간 기준) 보도했다.
'너의 얘기를 말해봐'라는 의미인 이 스페인어 해시태그는 주로 여성과 유명 언론인, 작가, 정치인 등 사이에서 며칠 전부터 등장했고, 성희롱이나 성폭력 등에 관한 경험들이 올라오고 있다.
2016년 7월 북부 도시 팜플로나에서 소몰이축제 기간 발생한 이 사건과 관련해 검찰은 가해자들에게 성폭행 혐의를 적용해 22년을 구형했으나, 법원은 폭행이나 협박의 증거가 없다는 형사법 조항을 이유로 들어 9년형을 선고했다.
가해자들이 자신들의 범죄 행각을 스스로 찍은 동영상에서 피해 여성이 눈을 감은 채 순종적이고 고분고분한 것으로 미뤄 여성이 동의한 것이라고 가해자 측 변호인은 주장했다.
또 사건이 발생하고 며칠 뒤 피해 여성이 친구들과 미소를 짓거나 웃으면서 사진을 찍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어 정신적인 상처도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가해자 측 변호인은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지난 주말 팜플로나를 포함한 마드리드 등 전국 도시에서는 "강간당한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죽어야만 하나?"라는 등의 구호를 내세우며 수만 명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다.
스페인 경찰청도 이러한 판결이 나온 직후 트윗에서 "아닌 건 아닌 거다"라며 피해 여성을 동정하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시위가 확산하자 스페인 정부도 형사법에서 성폭력이 어떻게 규정돼 있는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판사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입장을 적극 옹호했다.
라파엘 카탈라 스페인 법무장관이 판결 직후 "법적 선고를 존중해야한다"는 입장을 보였다가 시위가 확산하자 판결에 의문을 표시한 것과 관련해 판사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사법 독립권을 해친다'며 사임을 요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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