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캐나다 섬주민들 공포의 진상은…
▶ 10여년 사이 14번째 발 파도에 밀려와, 다수는 자살·익사자 등 신원 밝혀져

지난해 밴쿠버 해안에서 발견된 왼쪽 발과 다리. 흰 양말과 검은 운동화를 신고 있다. [사진 Mike Johns]

최근 14번째 발이 발견된 브리티시 콜럼비아의 가브리올라 해변. [사진 Stuart Isett/NY Times]
지난 10여년 동안 캐나다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한 미스터리가 하나 있다. 운동화를 신고 있는 사람의 한쪽 발이 브리티시 콜럼비아의 남부 해안에 떠밀려 오는 끔찍한 일이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바로 얼마 전 14번째 발이 가브리올라 섬 해변을 산책하던 한 남자에 의해 발견됐다. 이곳은 인구 4,000명의 그림 같은 타운으로, 백사장이 아름답고 유대감이 강한 예술가 커뮤니티다. 캐나다 기마경찰에 따르면 이번에 나온 발은 통나무더미 사이에 끼어 있다가 발견됐는데 하이킹 부츠를 신고 있었다.
2007년 이후 해안가를 따라 발견된 13개의 발도 각각 아디다스, 리복 등 여러 브랜드의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하나씩 발견될 때마다 제기되는 질문들은 “왜 이 발들이 캐나다로 밀려오는가?” “도대체 어디서부터 오는 것인가?” “그 발이 붙어있던 신체의 다른 부분들은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이를 둘러싸고 다양한 추측이 나왔다. 쓰나미, 인신매매, 마피아 청부살인, 발에 꽂힌 성도착자, 연쇄 토막살인범의 소행이라는 등의 이야기가 있었고, 배에서 추락했거나 비행기 추락사고로 죽은 사람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것일 수 있다는 이론도 제시됐다.
캐나다 서부 끝에 있는 브리티시 콜럼비아는 웅장한 산과 멋진 스키장, 맛있는 해산물로 유명한 지역인데 지난 10년 사이에 ‘떠다니는 발’이 출몰하는 지역이라는 악명도 얻게 됐다.
그러나 실상 검시관들은 이런 음모론과 과장된 상상력을 없애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2년전 밴쿠버 섬의 보태니컬 비치에서 한 등산객이 양말과 운동화를 신고 있는 발을 발견했을 때 코로너스 서비스의 전직 검시관 바브 매클린톡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 발들은 연쇄살인범들이 희생자 사체를 절단한 것이거나 외계인이 해안선을 따라 뿌려놓고 간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지난 주 코로너스 서비스의 앤디 왓슨 대변인은 이 모든 케이스는 범죄나 부정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고, 자살이나 사고로 인한 결과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러 바다로 뛰어들었거나, 수영을 하다가 거대한 파도에 휩쓸리는 사고를 당한 사체에서 분리됐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검시소에 따르면 발 9개의 주인이 확인되었고, 그 중 2개는 같은 사람의 발이었다. 발은 대부분은 남자 발이고, 3개는 신발이 12사이즈였으며, 모두 캐나다인의 것은 아니었다. 가장 최근 발견된 것도 수사관들이 DNA를 이용해 신원을 확인할 것이라고 왓슨은 말했다.
이같은 공식 결론에도 불구하고 발견 스토리가 워낙 충격적이라 사람들은 여전히 각종 음모를 상상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장난을 치는 사람들까지 생겨나 동물의 발에 신발을 신겨놓고 거짓 신고하는 일도 있었다. 한 사람은 닭의 뼈를 사용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발은 바다 속에서 자연스럽게 분해되었고, 신발을 신고 있어서 보존에 도움이 되었으며, 신발의 부력 때문에 물에 떠다니다가 강한 조류를 타고 멀리는 최북단 알래스카에서부터 씻겨 내려왔을 것이다. 2012년 밴쿠버 북동쪽 포트 무디스의 한 호수에서 발견된 발은 25년 전 이 지역에서 낚시를 하던 중 배가 전복된 한 남자의 것이었다.
작년 12월 밴쿠버 해안에서 로트와일러 애완견 한 마리가 흰 양말에 검정색 운동화를 신은 왼쪽 발과 다리를 발견했다. 몇달 후 수사관들은 DNA 기술을 이용하여 그 유해가 79세의 워싱턴 주 남자의 것임을 알아냈다. 그의 가족은 그가 몇 달 전 약을 먹지 않고 집을 나선 후 사라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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